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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크 ‘절규’산 사람은 월가 억만장자

중앙일보 2012.07.13 00:04 종합 31면 지면보기
레온 블랙
노르웨이의 국보급 화가 에드바르트 뭉크(1863~1944). 그가 남긴 걸작 ‘절규’는 지난 5월 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1억2000만 달러(1355억원)에 팔려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액 기록을 세웠다. 그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던 낙찰자가 뉴욕의 억만장자 금융자산가인 레온 블랙(61·Leon Black)으로 밝혀졌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34억 달러 갑부 금융인 블랙
경매마다 거액 입찰한 큰손

 블랙은 이미 미술품 시장에선 거물이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과 현대미술관(MoMA)의 이사이기도 한 그가 소장하고 있는 작품은 7억5000만 달러가 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소장품에는 빈센트 반 고흐와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 화가 라파엘로 산치오, 입체파의 거장 스페인의 파블로 피카소, 영국 화가 조지프 터너에 이르기까지 방대하다.



 그는 경매 때마다 화끈한 입찰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09년엔 라파엘로 산치오의 ‘뮤즈의 초상’이란 목탄 드로잉 작품을 4760만 달러에 사들여 드로잉 작품 최고가 기록을 세웠다. 화가의 손끝이 살아있는 드로잉 작품에 유독 집착하는 것도 그의 독특한 취향이다. 이번에 그가 손에 넣은 뭉크의 ‘절규’도 파스텔화여서 그가 오랫동안 눈독을 들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의 미술품 중개상이었던 이모의 영향으로 그는 어렸을 적부터 미술품 수집에 관심을 보여왔다. 값비싼 미술품을 손에 넣기 위해 월가에 뛰어들었고 결국 1050억 달러의 자산을 관리하는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의 회장에 올랐다. 포브스에 따르면 현재 그의 재산은 34억 달러에 이른다고 한다.



 뭉크가 남긴 네 개의 ‘절규’ 가운데 세 개는 현재 노르웨이 오슬로에 있다. 두 개는 노르웨이국립박물관에, 하나는 뭉크 박물관에 소장돼있어 경매시장에 나올 수 없다. 이번에 경매에 나온 작품은 뭉크의 이웃이자 후원자였던 피터 올슨이란 부동산개발업자가 소장하고 있었던 것으로 그는 뭉크 박물관과 호텔을 짓기 위해 작품을 경매에 내놓았다.



 ‘절규’가 시장에 나오자 블랙은 공격적으로 입찰전에 뛰어들었다. 애초 경매 시초가는 4000만 달러에 책정됐다. 그러자 미국과 중국에서 5명의 입찰자가 뛰어들었다. 전화를 통해 입찰에 응한 블랙은 상대가 가격을 올릴 때마다 주저 없이 가격을 올렸다. 가격이 8000만 달러를 넘자 경쟁자는 블랙과 또 다른 전화 입찰자 두 명만 남았다. 상대가 가격을 부담스러워하는 눈치를 보이자 블랙은 과감하게 1억 달러를 불렀고 결국 이를 견디지 못한 경쟁자가 머뭇거리면서 ‘절규’는 블랙의 품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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