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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런던 올림픽은 도약의 전환점

중앙일보 2012.07.13 00:02 종합 33면 지면보기
임병태
한국체육언론인회 이사
바야흐로 지구촌은 스포츠 한마당으로 들썩이게 됐다. 2주 뒤인 오는 27일부터 8월 12일까지 영국 런던에서 제30회 여름올림픽대회가 개최되기 때문이다. 런던은 1908년을 시작으로 1948년, 그리고 올해 세 번째 올림픽이 열려 근대 올림픽 역사상 최초로 세 번째 올림픽을 개최하는 도시가 됐다. 특히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즉위 60주년을 기념하는 다이아몬드 주빌리 축제 분위기를 올림픽까지 이어가려는 영국으로선 남다르다.



 어디 영국뿐인가. 런던올림픽은 한국에도 각별한 의미가 있다. 암울했던 일제 시대에 일장기를 달고 뛸 수밖에 없었던 우리 선수들이 코리아(KOREA)라는 호칭으로 올림픽에 처음 나선 것이 48년 런던 대회였다. 배와 비행기를 갈아타고 스무 날을 걸려 힘들게 런던에 도착한 한국 선수단은 역도에서 김성집, 복싱에서 한수안 선수가 각각 최초로 동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이뤘다. 64년이 지난 이번 런던 올림픽에서 우리나라는 금메달 10개에 세계 10위권 성적을 목표로 하고 있다. 48년 대회에 비하면 한국 스포츠는 장족의 발전을 이룬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한국 스포츠는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새로운 도약을 위한 패러다임의 전환이 절실하다 할 수 있다. 첫째, 스포츠를 국위선양, 국민 일체감 조성보다는 복지개념으로 전환해야 한다. 실제로 스포츠를 통해 얻어지는 국가적·개인적 긍정적 기능과 효과는 다수 보고되고 있지만 우리의 현실은 스포츠 선진 국가들에 비해 국민의 체육활동 참여율은 아직도 절반에 못 미치고 있다(2010년 41.5%). 특히 장애인들의 참여율은 8.3%에 불과하다. 고령화와 주5일 수업 전면 실시 등으로 노인층과 청소년들의 체육활동 수요는 갈수록 늘고 있지만 한국 체육은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으며 항상 우선순위에서 변두리로 밀려나고 있다.



 둘째, 스포츠의 가치와 덕목을 새롭게 확산해야 한다. 스포츠가 주는 최대의 가치는 페어십(Fair Ship)이다. 오늘날 윤리와 도덕적 의미를 갖는 미덕(Virtus)이라는 말도 로마 시대의 본래 의미는 ‘씩씩하다’ ‘훌륭한 스포츠정신’ ‘가치에 대한 존중의식’ ‘모든 방면에 걸친 고결한 행동’을 의미한다. 그런 점에서 스포츠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또한 갑오경장 이후 우리나라에서의 체육은 지(知)·덕(德)과 함께 교육의 중요한 요소였다. 체육이 지금처럼 입시에 밀려 하나마나 한 수업이 아닌 정상적인 교과과정으로 제대로 자리 잡을 때 고대 로마의 시인 유베날리스가 말한 것처럼 “건강한 신체에 건전한 정신”까지 깃드는 건강한 국민이 육성될 수 있다. 아울러 결과에 승복하고 법을 지키며 팀워크를 중시하는 건전한 시민사회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스포츠 행정의 일대 혁신이 절실하다. 스포츠야말로 재정·문화·교육·복지·행정 등 다양한 부처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국민의 행복추구권 차원에서 스포츠를 현행 1개 부처 1개국이 관장하기에는 무리다. 유기적이고 효율적인 체육행정을 위해서는 적어도 부처를 뛰어넘는 국가위원회 정도로 격상돼야 한다.



 미국의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국민 비만 억제를 위한 영양 프로그램을 스포츠 정책의 주요 과제로 추가하고 있다. 유엔의 ‘스포츠를 통한 평화유지 및 사회개발(UNSDP)’ 프로그램 역시 각국의 스포츠 정책 목표를 엘리트 체육 육성에서 사회개발을 위한 스포츠(Sport for Development)로의 전환을 요청하고 있다.



 올림픽의 메달이 값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런던 올림픽이 스포츠의 진정한 뿌리와 가치가 무엇인지를 차분히 생각하는 기회가 된다면 더욱 의미가 있을 것이다.



임병태 한국체육언론인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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