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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모델 데이트 ② 아주대병원 이국종 교수

중앙일보 2012.07.09 03:02
이국종(오른쪽) 교수가 모니터를 보며 임수빈양에게 수술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의사가 되고 싶다면 먼저 ‘포기’라는 말 버리세요

“환자의 경과 상태를 하나하나 주시하며 절대 포기하지 않는 것이 의사의 덕목입니다.”



아주대병원 이국종 교수가 임수빈(서울 서운중 2)양을 자신이 근무하는 중증외상센터로 이끌었다. 의사가 꿈인 임양과 이 교수는 의사가 되기 위한 길러야 할 자질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의사에게 요구되는 역량과 자질은 무엇인가요.



“성실함이죠. 이 단어는 많은 것을 함축해요. 새벽까지 환자를 돌보고 잠깐 눈을 붙였는데 응급상황이 생겨 깰 때면 온 몸이 찢어지는 느낌이 들 정도에요. 그 만큼 육체적으로 힘들죠. 하지만 생명을 살려야 하는 의사들은 자기를 먼저 생각해서는 안돼요. 자신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면 채우려고 노력해야 해요. 그래야 환자에게 더 많은 것을 줄 수 있어요. 의사라면 평생 동안 성실해야 합니다.”



-교수님의 롤모델은 누군가요.



“롤모델은 멀리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같이 일하는 동료들이 내 롤모델이에요. 수련의·간호사 등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서 배울 점들이 많아요. 누구한테나 배울게 있다는 생각이 중요하죠. 사람은 장점과 단점이 있어요. 단점을 보지 않고 장점만 생각한다면 누구나 내 스승이고 롤모델이에요. 학창시절에는 남들에게서 좋은 점만 배우는 것이 중요해요. 개인적으로 이순신 장군을 존경하는 데 그 분은 자신이 후대에 이렇게 유명해 질줄 몰랐을 겁니다. 자기가 맡은 일에 한눈 팔지않고 최선을 다한 결과라고 생각해요.”



-의사로서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기적적으로 좋아지는 환자분을 볼 때에요. 중증외상센터의 환자들은 의학적으로 살아있다는 것이 기적인 사람들이죠. 사선에서 싸우는 환자들이 의료진의 노력으로 차츰 병세가 호전되는 모습이 가장 큰 보람이에요. 임양과 같은 어린 나이의 환자들도 있어요. 이들을 살려야 이들이 각 분야에 나가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질 거라는 생각해요.”



-의사가 되겠다는 결심을 하신 이유는 뭔가요.



“의사가 되면 많은 일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국내에 의사가 10만명이나 되지만 내가 몸담고 있는 외과 중 중중환자를 담당하는 전문의는 극소수에요. 대수술이 많고 환자상태도 심각해 힘든 분야라 사명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죠.”

 

-의사가 꿈인 학생들에게 조언을 부탁 드립니다.



“의사가 되고 싶다면 포기라는 단어부터 버려야 합니다. 특히 중증외상 환자는 살 가능성 보다 사망할 가능성이 높아요. (수술과정을 담은 사진을 보여주며) 실제로 수술 도중에 심장이 멈춘 적도 있어요. 그렇다고 포기하면 생명을 살릴 수 있을까요. 최악의 순간까지도 어떻게든 살려야 한다는 간절함이 필요해요. 그래서 공부를 많이 해야 하죠. 새로운 수술기법이나 첨단의료기기가 어떤 부분에 도움이 되는지 확인하고 사용방법을 꾸준히 익혀야만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가능성도 커집니다. 지식도 중요하지만 활용할 수 있는 그릇도 중요해요. 이과생들은 문학적 소양이 부족한데 시간이 부족하다면 짬을 내 문학상 수상집이라도 읽어보는 것이 좋아요. 다양한 분야의 간접 경험이 사회에 진출했을 때 많은 도움이 될 겁니다.”



● 이국종 교수는 아주대 외과학교실 부교수이자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장. 2011년 1월 소말리아 해적에 피랍돼 총상을 입은 석해균 전 삼호주얼리호 선장의 생명을 구해 지난해 국민표창을 받았다. 아주대 의예과와, 동대학원 박사 과정에서 공부한 뒤 미국 UC San Diego Hillcrest Hospital Trauma Center와 영국 Honory Trauma Consultant Surgeon of Trauma Surgery 등에서 연수를 받았다.



<김만식 기자 nom77@joongang.co.kr/사진=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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