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비즈 칼럼] 투자 촉진하는 세제개편을

중앙일보 2012.07.09 00:48 경제 12면 지면보기
연강흠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대한민국은 각고의 노력 끝에 세계 9번째로 ‘무역 1조 달러’를 달성하고, 세계 7번째로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에 ‘인구 5000만 명’의 조건을 갖춘 기적의 나라로 변신했다. 그러나 각종 기관들은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지속적으로 떨어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도 가장 낮아질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잠재성장률 저하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투자 부진을 들 수 있다.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에서 건설·설비·무형자산에 대한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어 저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기업이 투자를 늘리게 하기 위해서는 이익 가능성을 높이고 불확실성을 줄여줘야 한다. 세제 인센티브는 직접적으로 투자수익률을 높여 투자 유인 효과가 상당히 크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시행이 예정됐던 법인세율 인하를 갑작스럽게 취소해 투자수익률을 낮추고 불확실성을 키웠다.



 그동안 투자 인센티브로 유용했던 각종 공제·감면 제도마저 올해 일몰로 철회될 예정이다. 이전의 임시투자세액공제를 대체해 올해부터 시행되는 고용창출투자 세액공제는 공제율이 너무 낮은 데다 세액공제를 받기 위한 조건들이 까다롭고 부담스러워 결국 투자를 포기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니 올해 세제개편에서는 세액공제 1인당 공제한도를 늘리는 등의 보완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경제력 집중을 막기 위해 일각에서 주장하는 계열사 투자에 대한 과세 강화도 이중과세에 해당된다. 세계 각국은 공통적으로 법인세 중복과세를 완화하기 위한 제도를 유지하고 있는데 우리만 거꾸로 가고 있다. 안정적인 공급처 확보와 경영상의 보안유지 등 합리적 경영판단에 의해 이뤄진 계열사 거래에 대해서도 과세하면 심각한 조세저항에 부딪힐 것이다.



 올해 세제개편은 부동산 거품 붕괴의 후유증에 시달리는 일본과 미국, 재정위기로 휘청대는 유럽 국가들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과중한 세금 부담에 따른 제조업 경쟁력 약화를 특히 경계해야 한다. 성장동력을 잃지 않고 청년과 협력사의 일자리를 늘릴 수 있게 기업투자를 촉진하는 방향으로 세제개편이 돼야 한다.



연강흠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