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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률 0.88% … 원금 겨우 지킨 국내주식형

중앙일보 2012.07.09 00:18 경제 1면 지면보기
올 상반기 최악의 가뭄에 시달린 것은 농산물만이 아니었다. 국내 주식펀드 농사도 흉작이었다. 대다수 주식펀드가 코스피보다 수익을 못 냈다. 수익률 상위는 삼성그룹주에 투자하는 ‘테마 펀드’가 싹쓸이했다. 삼성전자 덕분이다. 올 들어 4월까지 삼성전자만 오르는 독주(獨走)가 이어졌고 5월 이후 하락장에서는 삼성그룹주가 비교적 덜 떨어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직·간접 투자시장 모두 삼성전자가 쥐락펴락했다. 반면 미국 등 해외 증시에 투자한 펀드 수익률은 상대적으로 나았다.


중앙일보 2012년 상반기 펀드 평가

 8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상반기 대다수 국내 일반주식펀드가 코스피 수익률을 밑돌았다. 2일 기준 운용 순자산 100억원 이상, 6개월 이상 운용된 일반주식펀드는 모두 232개. 이 중 시장을 이긴 펀드는 37개에 불과했다. 84%에 해당하는 195개 펀드 수익률은 코스피 상승률(1.55%)에 못 미쳤다. 일반주식펀드는 초과 수익을 목표로 하는 능동형(액티브) 펀드로 ‘펀드의 꽃’으로 불린다. 펀드매니저의 역할이 크다 보니 단순히 ‘시장 따라가기’만을 목표로 하는 인덱스 펀드보다 운용비용도 비싸다. 올 상반기엔 그 값을 못했다.





 일반주식펀드가 무너진 자리는 삼성그룹주·인덱스·중소형주 펀드가 채웠다. 수익률 상위 20개 국내주식펀드 중 일반주식펀드는 하나도 없었다. 액티브 펀드 중에는 중소형주 펀드로 분류되는 KB자산운용의 ‘KB중소형주포커스’(19.46%)와 삼성자산운용의 ‘삼성중소형포커스’(5.64%)만 이름을 올렸다. 나머지 10위권은 삼성그룹주 펀드가 싹쓸이했고, 이어 20위까지는 상장지수펀드(ETF)가 대부분이었다. 이들 ETF마저 IT나 반도체에 투자하는 것이었다. 상반기 1위를 차지한 ‘KB중소형주포커스’는 국내주식펀드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인 19.46%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설정된 이래 삼성전자를 단 한 주도 사지 않고 거둔 성과여서 더욱 돋보인다.



 해외펀드는 지역별·업종별로 편차가 컸다. 미국 주식 등에 투자하는 북미주식펀드(5.84%), 헬스케어펀드(12.78%), 해외부동산펀드(10.22%)가 좋은 성적을 거뒀다. 배성진 현대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하반기 주식시장도 크게 오르기 어려운 만큼 인덱스 펀드나 중소형주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여전히 펀드를 외면했다. 6개월간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펀드(공모형)에서 1조7000억원이 빠져나갔다. 1분기 반짝 상승장이 오자 대규모 환매가 있었던 탓이었다. 코스피 지수 2000선 근처에서 원금을 회복한 투자자와 약간의 차익을 얻은 투자자가 일제히 돈을 빼갔다. 해외주식펀드에서도 상반기 2조674억원이 빠져나갔다. 2009년부터 4년째 자금이 이탈하고 있다.



 대형 펀드에서 돈이 빠지는 현상도 계속됐다.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6개월 동안 1조4400억원이 순유출(ETF 포함)됐다. 한국운용(-1890억원), 삼성운용(-1480억원) 등 다른 대형 운용사도 사정은 비슷했다. 반면 인덱스 펀드 인기가 높은 교보악사운용과 NH-CA운용에는 각각 2500억원, 2200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상대적으로 운용 성과가 좋은 KB운용에도 1500억원이 들어왔다. 주식 펀드에서 돈이 빠진 것과 반대로 채권펀드에는 5000억원이 들어왔다.





그룹주 펀드



특정 대기업 계열사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펀드. 경제 여건이 불안할수록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대기업 계열 기업의 성과가 안정적일 가능성이 높다는 데 착안해 만들어졌다. 특히 최근 ‘전차군단’(삼성전자, 현대·기아차)이 코스피 지수 상승을 이끌면서 삼성그룹주 펀드와 현대차그룹주 펀드가 많이 만들어졌다. 돈도 몰렸다. 올 상반기 ‘IBK삼성그룹A’ 펀드는 9.65%,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2A’ 펀드는 8.99%의 수익률을 올렸다. 주식펀드 평균 0.88%를 크게 웃도는 성적이다. IBK삼성그룹펀드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생명·삼성전기·삼성물산·삼성중공업 등을 주로 편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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