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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여왕으로 20여 년 … ‘가비오타’ 애칭으로 남편보다 유명

중앙선데이 2012.07.08 02:28 278호 8면 지면보기
연합뉴스
TV 광고에 나와도 될 법한 수려한 용모의 대통령, 텔레노벨라(telenovela·TV 드라마)의 여왕 출신 영부인. 1일 멕시코 대선에서 승리한 엔리케 페냐 니에토(46·사진 왼쪽)와 부인 앙헬리카 리베라(43·오른쪽) 부부 얘기다.

멕시코 대통령 당선자의 부인 앙헬리카 리베라

페냐 니에토의 승리엔 부인 리베라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리베라는 멕시코 전국으로 방영된 드라마의 주연을 도맡아 온 톱 여배우 출신이다. 이들은 2008년 페냐 니에토가 멕시코 주지사일 때 만나 연애를 시작했다. 전국구 정치인이 되기엔 2% 부족했던 니에토는 여배우와의 러브스토리로 연일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이로 인해 전국구 인물로 올라섰다. 2010년 9월 톨루카 대성당에서 리베라의 세 딸과 자신의 두 딸, 아들 등 총 6명을 들러리로 세우고 올린 결혼식은 대권을 향해 달리던 그의 정치 커리어에 큰 획이 되었다. 리베라는 1987년 연예계 새 얼굴을 뽑는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멕시코인들에게 얼굴을 알렸다. 그를 끌어준 인물은 같은 대회 출신이자 당대의 톱 배우 겸 가수 베로니카 카스트로다. 리베라는 2008년까지 카스트로의 남동생이자 TV 프로듀서인 호세 마누엘 카스트로와 18년간 결혼생활을 해왔다.

리베라는 대회 입상 후 인기 가수 루이스 미겔의 뮤직비디오에 출연하면서 연예계에 데뷔했다. 스타덤에 오른 것은 1991년. 리키 마틴과 함께 ‘별에 도달하기2(Alcanzar una estrella 2)’에 출연하면서다. 이 드라마는 6인조 혼성그룹 ‘종이 인형들’이 성공하는 과정을 다뤘고 90년대 가장 시청률이 높았던 드라마 중 하나로 기록됐다. 리베라는 멕시코 엔터테인멘트 산업의 쓴맛과 단맛을 다 본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정치인 얼굴은 몰라도 지난 20여 년간 TV에 꾸준히 등장한 리베라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정도다.
페냐 니에토의 지방 유세 현장에서 대중은 그의 이름이 아닌 아내 리베라의 애칭인 ‘가비오타(Gaviota)’를 외쳤다. 갈매기라는 뜻의 이 별명은 2007년 리베라가 주연을 맡았던 ‘사랑 증류하기(Destilando Amor)’ 속 캐릭터다. 이 드라마 역시 그해 가장 인기가 많았던 작품으로 리베라의 이름값을 올려주었다. 내용은 멕시코 전통술인 테킬라의 주원료인 아가베 대농장 주인과 가진 것 없지만 심지 곧은 여성의 러브스토리다. 우연의 연속, 출생의 비밀, 삼각 관계, 감정의 과잉, 음모와 배신과 진한 러브신까지 텔레노벨라의 흥행 요소를 두루 갖춘 작품이다. 이 드라마로 다시 한번 인기몰이를 한 리베라는 멕시코주 홍보영상 촬영을 하게 됐고, 당시 주지사이던 페냐 니에토와 만나게 된다. 페냐 니에토는 첫 번째 부인 모니카 프리텔리니와 사별해 이미 싱글이었고 리베라의 결혼 생활도 파국으로 치닫고 있을 때다. 리베라와 카스트로는 14년간 동거 후 2004년 결혼을 했고 함께 딸 셋을 낳았다. 하지만 2008년 합의 끝에 갈라섰다. 결별 사유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일부 멕시코 매체는 서로에게 이성친구가 생긴 점을 들기도 했다.

리베라의 영부인 역할이 드라마만큼 성공적일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일단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오른 반응은 그리 우호적이지 않다. 멕시코 네티즌들은 리베라의 과거 비키니 입은 사진과 니에토의 공약을 합성한 사진을 올리는가 하면 10대 시절부터 연예계 활동을 하느라 학업을 이어가지 않았다는 점 등을 지적하고 있다.

페냐 니에토 당선자의 리더십을 의심하는 목소리도 크다. 그가 마약과의 전쟁을 포기하고 과거 제도혁명당(PRI)의 집권자들처럼 마약 카르텔과 뒷방에서 협상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또 해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멕시코 최저 임금이 얼마인지 답변하지 못하는 등 경제 문제 해결 능력도 의심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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