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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커버그 스토리, 잡스 일대기...천재 속내 꿰뚫는 시나리오 작가

중앙선데이 2012.07.08 00:43 278호 6면 지면보기
2011년 제83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각색상을 수상한 에런 소킨.사진 중앙포토
지난 5월 소니 픽처스가 스티브 잡스 일대기를 다룰 영화의 각본과 연출을 에런 소킨이 맡는다고 발표했을 때 사람들은 이 이상 완벽한 ‘캐스팅’은 없다고 했다.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 ‘소셜 네트워크’와 ‘오클랜드 애슬래틱스’의 단장인 빌리 빈의 성공 실화를 바탕으로 한 ‘머니볼’을 선보여 전기(傳記)에 탁월한 능력을 선보였으니 말이다. 소킨은 2011년 ‘소셜 네트워크’로 아카데미 각색상을 받았고, 2012년 ‘머니볼’로 같은 부문 후보에 올랐다.

HBO 새 미드 ‘뉴스룸’으로 돌아온 에런 소킨

그야말로 최고의 주가를 자랑하는 시나리오 작가인 에런 소킨이 새 드라마를 시작했다. 지난달 24일부터 미국 HBO를 통해 매주 토요일 밤 방송되는 ‘뉴스룸(Newsroom)’이다. 새 ‘미드’는 ‘에런 소킨 표’라는 이유만으로 큰 기대 속에 시작했다. 210만 명이 첫 회를 시청했고, HBO는 2회 만에 시즌2 제작을 결정했다.‘뉴스룸’의 무대는 ACN이라는 가상의 방송국이다. 한 줄 요약하자면 앵커 빌 맥어보이(제프 대니얼스)와 프로듀서 매킨지 맥헤일(에밀리 모티어)를 중심으로 뉴스룸의 긴박감 넘치는 뒷얘기를 그릴 예정이다.

소킨은 연극으로 극작의 길을 시작했다. 1992년 영화 ‘어 퓨 굿맨’도 희곡이 눈에 띄어 연극을 초연하기도 전에 영화 판권을 팔게 된 작품이다. 이후 ‘맬리스’ ‘대통령의 연인’의 시나리오를 썼고, 98년 처음 ABC에서 코미디로 TV에 진출했다. 이듬해 NBC에서 ‘웨스트 윙’을 시작하면서 그의 작품은 본격적으로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2003년 시즌4를 끝으로 소킨이 떠나기까지 ‘웨스트윙’은 2000~2003년, 4년 연속 ‘에미상 최우수 TV 드라마 시리즈상’을 수상했다.

소킨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쏟아지는 대사다. 상식적이면서 센스가 넘치고, 간결하면서 정곡을 찌르는 그의 ‘대사발’은 관객을 생각하고 판단하게 만든다. 파격과 괴팍을 넘나드는 천재의 섬세함을 절묘하게 그린 ‘소셜 네트워크’나, 우리가 세상사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고민하게 만든 ‘웨스트윙’이나, 그는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거나 답을 주지 않는다. 아마 ‘뉴스룸’을 통해서도 그는 뉴스의 홍수 속에서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봐야 할지, ‘동전의 양면’을 보여주며 판단케 할 터다. 그리고 이는 한국 시청자들에게도 유의미한 보편적인 주제가 될 것이다. 이를테면 1화에 등장했던 두 주인공의 치고받는 대화 중 윌 맥어보이가 하는 말이 그렇다.

“사회학자들은 결론을 내렸어. 지금 이 나라는 남북전쟁 이후에 가장 양극화돼 있단 말이야. … 사람들은 원하는 사실만 받아들인다고(The social scientists have concluded that the country is more polarized than in any time since the Civil War. … People choose the facts they want now).”
소킨은 지금까지 좋은 시나리오가 좋은 영화, 좋은 드라마를 담보한다는 사실을 증명해 왔다. 예정된 잡스 전기 영화에서 연출로 영역을 확장하는 그가 좋은 시나리오 작가로서 좋은 영화도 만들어 줄 수 있을지 벌써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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