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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사의 비밀소스 ③ 이상학 셰프의 ‘오리엔탈 오향 소스’

중앙일보 2012.07.03 02:57
이상학 셰프는 숙성시킨 오리엔탈 오향 소스를 쓸 때, 육수나 물로 희석시켜 간을 맞추라고 말한다.



간장과 향신료, 아시안 요리의 만능 해답

세 번째 비밀소스는 아시안 소스다. 태국이나 베트남 등 아시안 요리가 입맛을 사로잡고 있는 요즘, 가정에서 이 맛을 재현해내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에이셰프컴퍼니’의 대표 이상학 셰프(사진)는 ‘향신료’와 ‘간장’에 그 해답이 있다고 친절하게 설명한다.



방배동 주택가에 위치한 에이셰프컴퍼니에 들어선 순간, 묵직한 간장 냄새가 손님을 맞았다. 이상학 셰프의 최종 비밀병기 ‘오리엔탈 오향 소스’에서 나는 냄새다.



이 셰프와 소스와의 인연은 꽤 운명적이다. 어린 시절부터 후각이 민감한 이 셰프에게 고기 누린내는 고역이었다. 재료의 냄새를 잡으며, 맛있게 요리하는 것은 숙제와도 같았다. 우연히 접한 중국의 오향장육에서 오랜 숙제를 풀 수 있었다. 그가 그렇게 싫어하던 돼지고기 누린내가 오향장육에서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오향장육의 소스에 쓰인 다섯 가지 향신료가 누린내를 잡았기 때문이다. 이를 바탕으로 그는 자신만의 오리엔탈 오향 소스를 개발하게 됐다. 팔각, 생강, 계피, 통후추, 정향 다섯 가지 오향장육 향신료에 그만의 노하우가 얹혀졌다.



“‘약식동원(藥食同源)’이란 말이 있습니다.약과 음식은 그 근원이 같다는 뜻이죠. 요리에 있어서 소스는 주재료에게 약과 같은 존재에요. 주재료에서 필요로 하는 영양소나 맛을 소스가 뒷받침 해 맛과 영양을 제대로 갖춘 요리가 완성되기 때문이죠.”



오리엔탈 오향 소스는 약식동원 사상을 그대로 옮겨놓은 소스다. 다섯 가지 향신료 자체는 원래 한의학에서 약처럼 쓰이기도 한다. 그는 “식품의 부족한 영양소를 섭취하려면 여러 식품을 섭취해야 하는데, 이때 식품과 식품을 맛으로 연결해주는 역할은 소스의 몫이다”란 말을 보탰다.

 

숙성시킨 간장 소스에 특유의 불맛 더해



아시안 요리를 특징지을 수 있는 또 다른 맛의 줄기는 ‘간장’이다. 우리네 음식에도 간장이 들어가지만 큰 차이점이 있다. 바로, 불이다. 중식을 비롯한 태국이나 베트남 요리는 순간적인 조리방법을 쓴다. 달궈진 웍(Wok, 중식 조리에 쓰이는 우묵하게 큰 냄비)에 소량의 간장을 넣고 센 불에서 볶는 것을 시작으로 모든 요리와 소스를 만든다. 이때 재료와 소스에 ‘불맛’을 가미하는 게 중요하다. 즉, 볶음 요리나 소스에 순간적으로 태워버리는 듯한 맛을 넣는 과정이다. 그는 “간장 탄 냄새 같은 특유의 불맛은 요리에 깊은 맛을 준다”고 표현했다. 오리엔탈 오향 소스는 숙성시켜 만들지만, 요리하는 과정에서 불맛을 가미할 수 있다.



이제 오리엔탈 오향 소스로 요리할 차례다. 태생 자체가 누린내를 덮어버릴 목적이었기 때문에 주재료는 통삼겹살로 골랐다. 누린내의 대명사 양고기도 좋겠다. 먹음직하게 구워진 통삼겹살을 썰어 오리엔탈 오향 소스를 끼얹었다. 곁들인 야채도 오리엔탈 오향 소스로 한 번 볶아냈다. 쌈장과 상추, 마늘, 고추는 없지만 아시안 버전의 삼겹살 야채 쌈이 됐다. 이국적인 향과 함께 볶는 과정에 불이 더해져 감칠맛이 돌았다.



이 셰프는 “요즘 캠핑 많이 즐기는데, 이 소스 하나만 준비해 가면 평소 맛보지 못한 특별한 바비큐요리를 먹을 수 있다”고 소개했다. 삼겹살의 기름기가 부담스럽다면, 튀긴 삼겹살에 끼얹어 먹으면 된다고 귀띔했다. 또한 오리엔탈 오향 소스를 넣으면 아시안 스타일의 맛을 비슷하게 구현할 수 있다. 만능 아시안 요리 소스인 셈이다. 숙성시킬수록 더 깊은 맛이 나는데, 요리할 때는 점성과 농도가 높아 희석시켜 쓴다.



마지막으로 그는 오리엔탈 오향 소스의 베이스가 되는 ‘맛간장’을 소개했다. 평소 간장이 들어가는 요리를 할 때 대신 넣으면 맛이 풍성해진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만드는 법은 같은 분량의 간장과 설탕을 넣고 팔각, 생강, 계피, 정향, 월계수 잎, 말린 귤 껍질 등의 향신료를 넣고 달이면 된다. 보존성도 좋아 한 번 만들어 두고두고 먹을 수 있다.



얼마 전 셰프들의 분식점 ‘플레이 팟’의 문을 연 이 셰프는 7월에는 색다른 시도를 한다. 음식을 먹는 사람의 스토리를 요리로 풀어주는 레스토랑 ‘Sang Hack’을 삼청동에 열기로 한 것이다. 조만간 그의 비밀소스인 오리엔탈 오향소스를 곁들인 요리도 맛볼 수 있게 됐다.



이상학 셰프의 How to Cook



● 오리엔탈 오향 소스



재료 다진 생강 1작은술, 마늘 2큰술, 춘장2큰술, 마늘 콩 소스 1작은술, 치킨스탁 분말 1/2작은술, 설탕 1큰술, 정종 1작은술, 노추(중국간장) 1작은술, 물엿 1작은술, 참기름 1작은술, 맛간장 2큰술 맛간장 재료 간장 100g, 설탕 100g, 팔각 반개, 생강 1개, 계피·통후추·정향 조금, 대파 1/2뿌리, 말린 귤 껍질 조금, 마늘 1알, 월계수 잎 1장

만드는 법

① 간장 넣고 중불에서 1/3을 졸인 후, 나머지 맛간장 재료를 넣고 약불로 졸여 1/2이 되면 건더기를 거르고 식혀서 보관한다.

② 맛간장(1번)에 오리엔탈 오향 소스의 재료를 섞어 최소 2일 이상 냉장고에 숙성시킨다.



● 오리엔탈 오향 소스를 곁들인 포크 스테이크(5인분?사진)



재료 통삼겹살 180g, 숙주 30g, 표고버섯 5g, 양파 20g, 올리브유 50㎖, 칠리페퍼?땅콩가루·소금·후추·로즈마리 약간씩

만드는 법

① 통삼겹살은 소금, 후추로 간을 하고 올리브유와 로즈마리로 마리네이드 한다.

② 양파와 표고는 슬라이스 한다.

③ 달군 팬에 기름을 두르고 표고버섯, 양파, 숙주를 넣고 오리엔탈 오향 소스 2큰술로 볶는다.

④ 통삼겹살은 달군 팬에 겉면을 살짝 익혀 준 후, 180도로 예열된 오븐에서 15~20분간 익힌다.

⑤ 접시에 4를 슬라이스 해 올리고 오리엔탈 오향소스를 뿌린다.

⑥ 3의 볶은 채소는 칠리페퍼와 땅콩가루를 뿌려 곁들인다.



<강미숙 기자 suga337@joongang.co.kr/사진=황정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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