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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 119조 1항과 2항 사이 … 새누리 경제정책 노선 투쟁

중앙일보 2012.07.03 01:44 종합 5면 지면보기
박근혜 캠프의 경제통인 김종인 전 비대위원과 당내 경제통인 이한구 원내대표의 불협화음은 예고돼 있었다. 비대위 시절부터 김 전 위원은 “새누리당엔 경제민주화를 이해하는 의원이 없다”고 했고, 이 원내대표는 “경제민주화는 경제학 교과서에 없는 말”이라고 신경전을 벌였다.


김종인·이한구 경제민주화 논란 배경

 그러다 경선캠프 사무실을 연 2일 갈등이 폭발한 셈이다. 표면적으론 두 사람의 노선투쟁으로 비춰졌지만 캠프 내 신진·외부 세력을 대표하는 김 전 위원과 기존 박근혜계 경제통 사이의 힘겨루기가 시작됐다는 해석도 나왔다.



 김 전 위원은 이날은 이 원내대표의 대기업 경력까지 거론하며 “오랫동안 재벌 기업(대우경제연구소장)에 종사해 그쪽 이해를 많이 대변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이 원내대표는 “기업에 몸담았던 게 죄인이냐”며 헌법 책까지 펴 보이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헌법 119조 1항에 ‘대한민국의 경제질서는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기본으로 한다’고 기본질서가 나와 있고, 2항은 ‘경제주체 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위해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고 보완하는 조항”이라며 “이런 쉬운 법조항도 이해 못 하느냐”고 꼬집으면서다. 그러면서 “경제민주화는 공정한 기회와 공정한 부담, 공정 거래를 포괄하는 공정한 경제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4월 총선 때까지 중소기업 보호 등 경제민주화 공약들에 대해선 김 전 위원과 일치했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그가 야당처럼 출자총액제를 부활하고 재벌 해체를 주장하는 건지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 전 위원과 함께 박근혜 캠프의 투 톱을 이루는 홍사덕 전 의원은 “김 전 위원이나 이 원내대표 모두 거기엔 전적으로 합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계는 불쾌하다는 반응이다. 익명을 원한 전경련 관계자는 “현재 대기업 규제가 50개가 넘고, 중소기업 지원제도가 1300여 개인 상황에서 무엇이 경제민주화인지에 대한 검토가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금까지 정치권에서 제기된 경제민주화에는 다양한 스펙트럼이 뒤섞여 있다. 단순한 공정거래에서부터 재벌 해체론까지 들어 있다. 이명박 정부가 강조해온 동반성장이나 공생발전도 경제민주화와 관련 있다. 최근 입법화한 재벌의 일감 몰아주기 과세, 대형 유통업체 영업제한도 마찬가지다.



 강경파 경제민주화론자들은 헌법 119조 2항의 경제민주화 조항이 119조 1항의 시장경제 조항보다 앞선다고 본다. 이에 비해 재계는 경제민주화를 시장경제의 보완으로 받아들인다. 한국경제연구원 신석훈 박사는 “헌법 119조 1항(자유시장경제)은 엔진 역할이고 2항(경제민주화)은 브레이크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엔진 없는 브레이크는 의미가 없다는 얘기다.



그는 “경제민주화는 자유시장 경제질서의 문제점을 개선하는 한도 내에서 의미가 있다”며 “경제민주화의 적극적인 정책 기능을 강조할 경우 오히려 경제정책을 어지럽힐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재벌정책에 있어 경제민주화는 기업집단의 소유와 지배의 괴리를 문제 삼는다. 지분 1%도 채 되지 않는 오너가 대기업집단을 쥐락펴락하는 게 비정상적이라는 시각이다. 규제 수단은 다양하게 논의되고 있다. 순환출자 규제, 출자총액제한 재도입, 지주회사 규제 강화, 금산분리 강화 등이 대표적이다.



헌법 제119조



1항 대한민국의 경제질서는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기본으로 한다.



이한구 “김종인 전 수석이 말하는 경제민주화의 내용이 뭔지 모르겠다. 야당처럼 출자총액제 부활하고 재벌 해체하자는 거냐”



2항 국가는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과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고,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하며, 경제주체 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위하여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



김종인 “경제민주화를 모른다면 정치민주화는 이해하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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