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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계열 생보사 ‘특검’

중앙일보 2012.07.03 00:47 경제 1면 지면보기
금융감독원이 대기업 계열 보험사에 칼을 겨눈다. ‘배당 몰아주기’ 등 대주주와의 부당거래가 주 표적이다.


금감원, 삼성·대생 등 8곳
대주주 배당 몰아주기 등
부당거래 집중 점검 나서

 금감원은 지난달 25일부터 약 한 달간 8개 생명보험사를 대상으로 특별검사를 하고 있다고 2일 밝혔다. 대상 회사엔 삼성생명·교보생명·대한생명 등 ‘빅3’와 미래에셋생명·동양생명·신한생명·ING생명·IBK연금보험 등이 포함돼 있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와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른 회계처리, 공시이율 및 배당 결정방법의 적정성 등을 두루 살펴볼 것”이라며 “규모가 크고 대주주가 산업자본이며 대형 재벌그룹에 속한 회사를 주로 대상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그중에서도 검사를 방해한 전력이 있거나 대주주와의 부당거래가 적발된 적이 있는 회사들이 집중 점검 대상이 될 전망이다.



 금감원은 그동안 생보사를 포함한 보험사에서 대주주와의 부당거래가 적지 않다고 판단해왔다. 계열사의 보험계약을 독점하거나 계열사 직원들의 퇴직연금까지 싹쓸이한다는 논란이 대표적이다. 보험사가 계열사에 부적절한 저리 대출을 하거나 부실 계열사 대출에 보증을 서는 것도 문제로 지적돼 왔다. 권혁세 금감원장은 올 들어 여러 차례 대주주 계열 보험사들의 부당거래를 살피겠다고 공언해왔다.



 금감원이 특히 주목하는 건 부당한 회계처리를 통한 ‘배당 몰아주기’다. 공시이율과 사업비 등을 조작해 불법적으로 대주주에게 배당을 몰아줬는지를 집중적으로 살피겠다는 것이다. 보험상품은 종류가 많고 회계처리 방식이 복잡해 계약자 몫과 대주주 몫을 구분하기가 어렵다. 더욱이 외환위기 이후 이익의 대부분을 계약자에게 나눠주는 유배당 상품이 줄고 이익을 주주에게 분배하는 무배당 상품이 늘어났다. 무배당 상품의 공시이율을 무리하게 높여 계약자들을 끌어모은 뒤 운용 수익이 낮으면 손실이 발생한다. 만약 이 손실을 유배당 상품으로 전가시킨다면 무배당 상품의 이익이 커지고 주주에게 돌아가는 배당 재원도 많아진다. 보험 가입자들이 가져가야 할 이익을 대주주가 챙기는 셈이다.



 업계는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한 대형 생보사 관계자는 “변액보험 논란으로 타격을 입은 상태인데 이번 조사로 인해 불투명하고 부도덕하다는 이미지까지 덧칠될까 걱정”이라며 “성실하게 조사를 받고 해명할 건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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