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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균 기자의 푸드&메드] 무조건 삼겹살이 최고라는 당신께

중앙일보 2012.07.02 03:23 건강한 당신 4면 지면보기
박태균 기자
삼삼 데이는 3월 3일로 ‘삼겹살 먹는 날’이다. 숫자 3이 겹치는 날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9월 9일(닭고기)·5월 2일(오리고기)·4월 3일(사슴고기)처럼 발음이 비슷한 날을 이용한 일종의 마케팅 행위다.



정작 국내에서 삼겹살이 가장 잘 팔리는 시기는 황사철과 요즘 같은 바캉스철이다. 올해는 황사가 실종돼 양돈업계에선 여름휴가 특수를 잔뜩 기대하는 눈치다.



삼겹살은 돼지의 배쪽(belly) 부위다. 살코기와 지방이 세 겹의 층을 이루고 있다는 데서 유래했으나 실제는 살코기·지방·살코기·지방 순서로 네 겹이다. ‘죽을’ 사(死)를 싫어해 사겹살 대신 삼겹살로 명명됐다는 말도 전해진다.



체중이 100㎏인 돼지를 도축하면 약 74㎏의 지육(枝肉)이 얻어진다. 지육은 삼겹살·목심·등심·안심·갈비·앞다리·뒷다리 등 7개 부위로 나눠진다. 국내 소비량은 삼겹살·목심ㆍ갈비 순서다. 7개 부위에 따라 용도가 다르다. 삼겹살은 구이·베이컨, 목심은 구이, 갈비는 찜·갈비·바비큐, 앞다리 살은 불고기·찌개·수육, 뒷다리 살은 불고기·장조림·튀김, 등심은 스테이크·돈가스, 안심은 구이·탕수육·로스 요리에 적합하다.



문제는 지나친 삼겹살 편애다. 선호도 조사를 하면 70% 이상이 삼겹살을 지목한다. 인기는 높은데 돼지 한 마리에서 삼겹살은 10㎏ 남짓 얻어지니 가격이 뛰게 마련이다. 삼겹살 가격이 같은 무게의 등심·안심·앞다리·뒷다리보다 두세 배 비싼 것은 이래서다.



한국은 세계에서 삼겹살을 가장 많이 수입해 ‘삼겹살의 블랙홀’로 통한다. 안심·등심은 소비가 너무 적어 돈가스·양념육·햄의 원료가 되거나 재고로 쌓인다. 구제역 사건 이전엔 일본 등에 수출했지만 지금은 중단됐다.



우리 국민은 식생활에서 웰빙을 우선시한다. 고열량·고지방 식품은 기피한다. 하지만 돼지고기 선택에서만은 작금의 웰빙 트렌드와는 상반된 행태를 보인다. 저지방 부위인 안심·등심은 철저히 외면하며 고지방 부위인 삼겹살에 소비가 집중된다. 돼지 안심·등심의 100g당 지방함량은 각각 13.2g·19.9g인데 삼겹살은 28.4g이다. 100g당 열량도 안심(223㎉)·등심(262㎉)보다 삼겹살(331㎉)이 훨씬 높다.



돼지고기 요리가 발달한 중국에선 갈비와 살코기가 인기다. 미국·일본인도 안심·등심·뒷다리 등 살코기를 선호한다. 특히 장수 지역인 일본 오키나와 주민은 1인당 연간 돼지고기를 70㎏ 이상 섭취한다.



우리 국민의 삼겹살 사랑은 ‘무조건 무조건’이다. 오래된 식습관과 기호를 바꾼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잘 보여준다. 그래도 삼겹살 대신 안심·앞다리·뒷다리 등을 구이에 이용하는 것은 시도할 만하다. 농촌진흥청은 최근 앞다리의 꾸리살·부챗살·주걱살, 뒷다리의 홍두깨살은 구워도 맛이 퍽퍽하지 않고 쫄깃쫄깃하며 육즙이 풍부하다고 발표했다.



삼겹살을 꼭 먹어야 한다면 구이보다는 끓는 물에 삶아 지방을 뺀 수육이 건강 친화적이다. 새우젓·양파·마늘·부추·표고버섯 등 ‘찰떡궁합’ 식품과 함께 섭취하는 것도 방법이다. 특히 발효 과정에서 단백질 분해효소(프로테아제), 지방 분해효소(리파아제)가 생성되는 새우젓을 곁들이면 돼지고기가 더 잘 소화된다. 양파·마늘·부추 등 자극적인 냄새 성분(황화아릴)을 함유한 채소와 함께 먹으면 돼지고기에 풍부한 비타민 B1이 활성화된다. 표고에 풍부한 식이섬유는 돼지고기의 콜레스테롤이 몸 안에 쌓이는 것을 억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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