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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의사가 ‘친근한 주치의’ 병원서 10분내 거리에 살지요

중앙일보 2012.07.02 03:22 건강한 당신 4면 지면보기
의사의 진정성 있는 의술이 손기술보다 더 중요하다고 말하는 백민우 원장.
의료의 상업화·기업화가 대세인 요즘, 의술의 진정성으로 병원을 키워나가는 곳이 있다. 1958년 미아리 본당에 성가의원으로 시작한 카톨릭대 부천성모병원이 부천시에 자리 잡은 해는 1983년. 현재는 600 병상의 중급병원으로 성장했다. 문제는 대형병원의 틈새에서 치열한 경쟁을 치러야 한다는 것.


인터뷰 ‘신경외과 최고 진료진 명성’ 부천성모병원 백민우 원장

 “우리나라 병원의 의료 수준은 종이 한 장 차이일 정도로 상향평준화됐습니다. 이제는 의료인이 얼마나 환자를 진정성을 갖고 진료하느냐에 따라 병원의 경쟁력이 좌우됩니다.” 이 병원 백민우(64·신경외과) 원장의 말이다.



 이를 보여주는 것이 ‘메디칼 라운지’다. 8개과 9명의 교수가 매일 모여 환자 정보를 공유하고 진료 방향을 모색한다. 모양은 흔한 협진이지만 내용은 확연히 다르다. 우선 점심을 먹으면서 편안하게 얘기를 나누는 것이 흥미롭다. 진료시간을 뺏기지 않기 위해서다. 참여하는 의료진도 10년차 이상의 베테랑 교수들이다.



 “환자는 만성기침이나 숨참, 체중 감소 등 일반 증상을 갖고 내원합니다. 그러다 보니 원인 질환을 몰라 과를 전전하죠. 저희 병원에선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오전에 검사를 마친 환자의 치료계획이 메디칼 라운지에서 결정되고, 오후에 치료에 돌입하니까요.” 환자는 시간과 진료비 낭비를 덜 수 있고, 무엇보다 정확한 치료를 받을 수 있다.



 “4년째 계속되는 메디칼 라운지는 의사의 자발적 참여와 희생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현재는 이 시스템이 원데이 갑상선협진센터, 폐암전문센터로 확대됐습니다.” 백 원장의 부연 설명이다.



 백 원장은 우리나라 뇌혈관 중재시술의 원조다. 두개골을 열지 않고 혈관으로 카데터(관)을 넣어 뇌동맥 경화나 뇌동맥류를 치료하는 첨단 시술이다. 그는 1998년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두개 내 스텐트 성형술’에 성공했다.



 “급성인 경우 3시간 내에 막힌 뇌혈관을 뚫어줘야 합니다. 뇌졸중은 시간이 생명이므로 병원 응급시스템이 매우 중요합니다. 저희 뇌졸중센터는 시간 낭비 요인을 대폭 줄였습니다. 환자가 응급실에 도착해 MRI검사를 받고, 뇌졸중으로 판단되면 곧 시술로 이어집니다. 이와 관련된 의료진은 10분이면 병원에 도착하는 거리에 살고 있지요.” 뇌졸중센터엔 현재 12명의 신경외과·신경과 전문의가 포진해 국내 최대를 자랑하고 있다. 정부에서 시행하는 병원평가에서 뇌졸중·심근경색 1등급 병원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백 원장은 “규모가 크지 않으면서도 지역 거점병원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건 ‘친근한 이웃 같은 주치의’ 개념이 자리를 잡은 결과”라고 자평했다. 직원들 스스로도 ‘부천성모인’으로 부르며 “우리 가족 왔네”라는 말이 입에 붙어 있다. 지역 주민을 위해 응급실에 소아과 전문의를 배치, 별도 공간에서 9시까지 진료할 수 있는 건 이런 정서가 바탕에 깔려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실제 병원 재방문 환자 비율 53%가 이를 방증한다.



 요즘 부천성모병원은 리뉴얼 공사가 한창이다. 2012년을 병원 재창조의 원년으로 선포하고, 환자 편의시설 개선과 국제병원의 면모를 갖춰나가고 있다.



 백 원장은 “해외 환자를 유치할 지리적 이점과 우수한 교수진, 특화된 전문센터를 통해 국제 무대에서도 손색없는 병원으로 키우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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