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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130㎞ 돌풍 뒤 암흑 … 미 동부 ‘공포의 여름 밤’

중앙일보 2012.07.02 00:58 종합 14면 지면보기



오바마, 4개주 비상사태 선포
300만 가구 정전으로 이틀째 고통
인터넷·전화까지 끊겨 ‘석기시대’



























돌풍에 이은 폭염으로 미국의 수도 워싱턴과 웨스트버지니아·버지니아·오하이오·메릴랜드 등 동부지역 4개 주에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강풍으로 피해를 본 지역에 대한 연방정부 차원의 지원 및 조속한 복구를 약속하고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워싱턴과 동부 4개 주에는 29일 밤 폭우를 동반한 시속 130㎞에 달하는 강풍이 불어 닥치는 바람에 집 주변의 나무 등이 쓰러져 모두 13명이 숨졌다. 또 오하이오의 95만 가구, 버지니아의 78만3000가구를 포함해 300여만 가구가 30일 밤늦게까지 정전사태로 이틀째 고통을 겪고 있다. 버지니아주의 정전 지역에는 매클린·애난데일 등 한인이 많이 사는 지역도 포함됐다.



 전력회사인 펩코의 미라 오펠 대변인은 “전력시스템 중 절반 이상이 중단됐다”며 “일부 지역의 경우 정전사태가 길면 일주일 정도 지속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동부 4개 주의 일부 지역에선 전력 공급이 중단되면서 버라이즌·AT&T 등 휴대전화 서비스까지 불통돼 전기와 인터넷이 없는 ‘석기시대 같은’ 생활을 하고 있다고 미 방송들은 전했다.



 밥 맥도널 버지니아 주지사는 지난달 30일 성명에서 “어젯밤의 폭풍은 버지니아 역사에서 허리케인 피해를 제외하곤 가장 광범위한 정전사태를 초래했다”며 “추가로 강력한 폭풍이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강풍으로 나무들이 여기저기 꺾이는 바람에 부상의 위험을 우려해 메릴랜드주 콩그레셔널 골프장에서 열린 ‘AT&T 골프’ 3라운드 경기는 갤러리 없이 타이거 우즈·노승열 등 선수들로만 치러지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특히 워싱턴과 버지니아 북부 지역에선 한낮 기온이 무려 40도에 달하는 폭염도 기승을 부렸다. 워싱턴의 로널드 레이건 공항에서 29일 측정한 낮 최고기온은 40도로 이 지역 기상관측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미 기상청(NWS)이 밝혔다. 정전사태와 폭염으로 에어컨 가동이 중단되는 바람에 주말을 맞은 시민들은 쇼핑몰과 식당·호텔 등으로 몰려들었다.



 워싱턴DC 정부는 30일 발표한 성명에서 “어제 발생한 광풍과 폭염으로 인해 비상사태를 선포한다”며 “휴일인 1일에도 수영장을 개방하고 폭염 대피소를 운영키로 했다”고 밝혔다. 정전과 폭염 등으로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카운티 교육청은 서머스쿨을 일시 중단하는 조치도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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