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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한 판다까지 중·일 영토분쟁 ‘불똥’

중앙일보 2012.07.02 00:57 종합 14면 지면보기
일본의 극우 보수인사인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도쿄도지사의 발언으로 중·일 영토 갈등의 불씨가 양국 우호의 상징인 판다에게까지 튀었다. 최근 도쿄 우에노(上野) 동물원에 있는 판다 싱싱의 임신설이 일본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싱싱은 먹는 양이 부쩍 줄고 사람 눈을 피하는 등 임신 징후를 보이고 있다. 동물원 측은 혈액검사 결과 임신을 나타내는 호르몬 수치가 급격히 올라간 것을 보고 지난달 30일부터 일반 공개를 중단했다.


도쿄 동물원 싱싱이 새끼 낳으면
“이름 센카쿠로” … 이시하라 발언
중국 “양국 관계 해치려 작정” 발끈

 임신설이 제기되자 이시하라 지사는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에서 “판다가 새끼를 낳으면 ‘센센’이나 ‘가쿠가쿠’로 이름을 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중·일 간 영토분쟁을 빚고 있는 센카쿠(尖閣)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에서 한 자씩을 따서 판다 이름을 지을 수 있다고 발언한 것이다. 이시하라 지사는 현재 개인이 소유하고 있는 센카쿠열도를 도쿄도가 매입하기 위한 모금운동을 벌이는가 하면 뉴욕타임스 등 해외 유력 언론에 광고를 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시하라의 도발적인 발언에 중국이 발끈했다. 훙레이(洪磊) 외교부 대변인은 이튿날 기자회견을 열고 “양국 우호관계를 해치려고 작정한 발언”이라며 “일본 측이 어떤 이름을 붙이든 판다도, 댜오위다오도 중국 소유라는 사실을 바꿀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요미우리(讀賣)신문에 따르면 우에노동물원의 판다가 새끼를 낳을 경우 일본 마음대로 이름을 붙일 수 없다. 소유권을 갖고 있는 중국 측의 동의를 얻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 태어난 새끼는 2년 뒤 중국으로 보내야 한다. 중국은 지난해 2월 우호의 상징으로 싱싱과 리리(수컷) 판다 한 쌍을 임대형식으로 도쿄에 보내왔다. 연간 8000만 엔 이라는 거액의 임대료 때문에 이시하라 지사가 난색을 표명했지만 시민들의 거센 요구에 밀려 데려올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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