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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view] 탐욕이 빚은 경제위기

중앙일보 2012.07.02 00:47 경제 12면 지면보기
박대혁
리딩투자증권 부회장
돈, 돈, 돈…. 다들 돈 때문에 난리다. 선진국은 선진국대로 후진국은 후진국대로 돈 문제로 총체적 위기를 맞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국민 10명이 매일 돈 문제로 자살하고 있을 정도로 문제가 심각하다. 선진국 정상이 최근에는 1년에도 몇 번씩 만나 대책을 협의하고 다양한 정책을 시행했지만 별로 나아질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1월 세계 각국 정계·관계·재계의 리더가 스위스의 다보스에서 모여 세계 경제위기의 해법을 모색했다. 하지만 뾰족한 대책을 도출해내지 못하고 끝나면서 세계를 더욱 불안하게 만들었다. 세계경제포럼 회장 클라우스 슈바프마저 신자유주의의 실패를 인정하며 우리가 죄를 지었다고 고백할 정도였다.



 사회의 경제질서가 무너져버리니 여러 이해집단은 자신의 이해관계를 극대화하기 위해 대립각을 세우고 서로 싸우고 있다. 그래서 나라마다 여기저기서 시위를 하고 폭동을 일으키며, 심지어 정권교체도 심심치 않게 이뤄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어서 보수와 진보의 갈등이 그 어느 때보다 심화돼 있는 상황이다.



 어디서부터 이 문제를 풀어나가야 할까. 아주 어려운 문제다. 우선 문제의 핵심은 돈이니 돈에서 문제의 해법을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크게 봐서 돈은 세 가지 방법으로 생긴다. 첫째는 누가 나에게 거저 주든가, 둘째는 내가 남에게 어떤 가치 있는 물건을 팔든가, 셋째는 가치 있는 일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받게 된다. 대부분의 사람이 처음으로 얻게 되는 돈은 부모가 대가 없이 사랑으로 주는 돈일 것이다. 그 부모가 받은 최초의 돈도 아마 그 부모의 부모가 대가 없이 주었을 것이다. 다른 돈의 대부분은 본인이 세상의 여러 자원에 지식과 자신의 노동을 결합해 벌거나 아니면 투자해 번 돈일 것이다. 세상의 모든 돈을 합쳐보면 태초부터 지금까지 인류 전체가 지식과 노동으로 창출해 낸 모든 가치의 축적과 창조주이신 하나님이 인간에게 사랑으로 거저 준 자원의 합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은가. 그런데 인간은 이처럼 고귀한 돈을 탐욕이라고 보기 시작하면서 문제가 생긴 것 아닐까. 이것은 마치 애정의 최상 표현인 섹스를 쾌락으로 여기면서 조금씩 타락해 섹스가 많은 문제의 원인이 된 것과 비슷하다.



 미국의 금융위기나 유럽의 국가부도 위기도 다 돈을 탐욕으로 보고 자기의 이익만을 위해 돈을 과도하게 소비하고 투자하다가 초래된 문제인 것이다. 우리나라가 외환위기를 당하게 된 것도 같은 이치다. 신자유주의로 대변되는 자본주의 3.0이 위기에 처한 것도 인간의 모든 경제활동을 자기의 이익 극대화로 폄하시켰기 때문에 일부 시장 참여자의 탐욕적이고 이기적인 행위가 장기간 방치돼 사회 전체의 생태계가 파괴됐고,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게 됐다. 필자는 공산주의가 몰락하게 된 것도 돈에 대한 몰이해로 자본가와 노동자의 합력을 계급투쟁으로 규정하고 자유시장을 부정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우선 돈이 탐욕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치는 것이 급선무다. 돈이 나의 사랑과 부모의 사랑과 나보다 먼저 살았던 인간의 사랑과 나아가 하나님의 사랑이 합쳐진 것이라는 걸 알게 되면 돈에 대한 태도도 자연스럽게 바뀌게 될 것이다. 우리가 깨닫든 깨닫지 못하든 간에 진실은 있는 것이다. 이는 우리가 숨을 쉬면서 공기의 고마움을 느끼지 못하면서 그냥 매초 숨을 쉬는 것과 별반 다를 바 없는 것이다. 공기를 고마워해야 하듯이 돈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어느 누구도 이 세상에 돈을 갖고 태어난 적이 없다. 그리고 돈을 갖고 저세상으로 갈 수도 없는 것이다. 그러니 우린 돈에 대한 소유권을 갖는 것이라기보단 이 세상을 사는 동안에 돈을 그저 관리할 수 있을 뿐인 것이다. 오히려 돈에 대한 선량한 관리자로서 의무도 동시에 갖게 된다고 봐야 한다. 내가 상환할 능력이 없는 돈을 계획 없이 함부로 빌려서도 안 되고,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초과하거나 환경을 해치면서 소비해서도 안 된다. 투자할 때에는 투자 수익에 대해 본인이 책임져야 한다는 사실뿐 아니라 그 돈이 어떤 일에 투자돼 세상에 미치게 되는 영향도 책임져야 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나’는 혼자 떨어져 각각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시간적·공간적으로 연결돼 살아가는 것이다. 돈이 그 연결고리라는 사실을 깨닫고 사랑으로 돈을 쓰고 저축하고 투자하고 기부한다면 우리의 미래는 지금보다 훨씬 아름다워지게 될 것이다.



박대혁 리딩투자증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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