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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스펀 “유럽은 지금 구멍 난 보트”

중앙일보 2012.07.02 00:34 경제 4면 지면보기
그린스펀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을 ‘구멍 난 보트(a leaking boat)’에 비유하며 “정치적 통합만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주장했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 경제전문방송 CNBC와의 인터뷰에서 “유럽의 문제는 모든 국가가 재정적자를 안고 있다는 점”이라며 “유럽은 흡사 구멍 난 배와 같고 우리는 괸 물을 지속적으로 퍼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물을 퍼낼 수 있다는 점에 만족하고 있지만, 문제는 구멍이 아직 메워지지 않았다는 점”이라며 “구멍을 메우지 못하면 결국 배는 가라앉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유럽 정상회의 직후 쓴소리
물 퍼낼 순 있지만 구멍 못 메워
정치적 통합만이 유일 해법

 앞서 이날 막을 내린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유럽 각국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은행을 공동으로 관리하는 단일 감독기구를 만들고, 구제금융기금을 활용해 부실 은행을 직접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이 같은 대책에 시장은 일제히 환호했다. 독일·프랑스 증시는 4% 넘게 올랐고, 미국 시장도 2% 넘게 상승했다. 경기 회복 기대감에 미 서부텍사스유는 10% 가까이 급등했다. 반면,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는 금값은 2% 가까이 하락했다.



 이에 대해 그린스펀 전 의장은 이번 합의 내용이 결코 유럽의 재정·금융위기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한 것이다. 그는 “재정이나 은행동맹으로는 부족하다고 본다”며 “유럽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결국 정치 통합만이 유일한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정동맹이나 금융동맹은 정치 통합에 비해 안정적이고 지속적이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이어 “만약 유럽이 재정·금융위기를 벗어나지 못할 경우 미국마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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