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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마침내 228S 대기록, 오승환이 던지면 역사다

중앙일보 2012.07.02 00:02 종합 24면 지면보기
오승환(오른쪽)이 1일 넥센전에서 최다 세이브를 달성한 뒤 진갑용으로부터 꽃다발을 건네받고 악수하고 있다. 오승환은 “대기록 뒤에는 진갑용 선배의 좋은 리드가 있었다”고 감사를 전했다. [대구=김진경 기자]


대구구장 3루 관중석의 삼성 팬들은 오승환(30)을 눈이 빠지도록 기다렸다. 삼성은 이길 때마다 3루 응원 단상에서 히어로 인터뷰를 한다. 그가 성화에 못 이겨 달려가자 함성은 “빨리 와”에서 “오승환”으로 금세 바뀌었다. 대구구장 전광판엔 ‘228’이 크게 새겨져 있었다.

“블론 세이브 안 하는 게 목표”
삼성, 넥센 꺾고 시즌 첫 1위



 오승환이 통산 최다 세이브 기록을 갈아치웠다. 1일 넥센전에서 3-1 승리를 지키고 은퇴한 김용수(전 LG)가 갖고 있던 227세이브 기록을 뛰어넘었다. 2005년 프로 데뷔 후 369경기 만이다.



 지난달 29일 넥센전에서 김용수와 어깨를 나란히 한 오승환은 대기록을 앞두고도 평소와 다름없이 차분했다. 전날 우천 취소로 “푹 쉬었습니다”라고만 했다. 팀 승리를 지키는 세이브는 오승환에게도 다른 투수와 마찬가지로 큰 부담이다. 하지만 그는 마운드 위에서든 아래에서든 티를 내지 않았다. 그래서 붙은 별명이 돌부처다.



 삼성은 이날 선발 탈보트의 7이닝 1실점 호투와 1-1로 맞선 5회 말 터진 진갑용의 2타점 적시타로 3-1로 앞서갔다. 안지만과 권혁이 8회 초를 무실점으로 막아 오승환이 등판할 조건이 만들어졌다.



 오승환이 9회 초 마운드에 오르자 초등학교 수업 시간이 끝날 때 흘러나오는 벨 소리가 울렸다. 배경음악 ‘라젠카 세이브 어스’가 뒤를 이었다. 오승환 등판이 곧 경기 종료라는 의미였다.



 기록을 의식해 긴장했을까. 오승환은 선두타자 서건창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다. 하지만 흔들림이 없었다. 그는 이택근을 삼진, 강병식을 내야 플라이로 처리했다. 마지막 타자 유한준. 풀카운트에서 던진 슬라이더가 바운드볼이 됐지만 유한준의 방방이는 헛돌았다. 포수 진갑용이 흙 묻은 공을 유니폼 하의에 쓱쓱 닦아 오승환에게 건네줬다. 228세이브를 거둔 이날 삼성이 올 시즌 처음으로 1위에 올라 오승환의 기쁨은 두 배가 됐다.



 오승환은 세이브 부문 관련 기록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 한 시즌 최다인 47세이브, 28경기 연속 세이브, 최소 경기 100세이브, 세계 최연소 200세이브 기록이 모두 그의 것이다. 오승환은 2009년 어깨 부상, 2010년 팔꿈치 수술로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다 이겨내고 지난해 47세이브를 거두며 최고 마무리 투수로 돌아왔다. 오승환이 가는 길은 곧 한국 프로야구의 역사다.



 오승환은 “내가 세이브 기록을 세우고 팀이 1위를 해 기분이 좋다. 컨디션은 그리 좋지 않았다”고 담담하게 소감을 밝혔다. 그는 앞으로 목표에 대해 “세이브 개수는 내가 하고 싶다고 되는 게 아니다. 세이브 기회에서 블론 세이브를 안 하는 건 내 능력으로 할 수 있는 일이니 블론 세이브를 하지 않는 게 목표다. 부상당하지 않고 오래 뛰고 싶다”고 말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대기록을 세운 오승환에게 “우리 팀은 오승환이 있어 8회까지만 야구 하면 된다. 부상 없이 영원한 삼성 마무리로 남아주길 바란다”고 축하했다.



대구=김우철 기자

사진=김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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