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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하고 경쾌한 가속 돋보여 … 전기차라 비싼 편

중앙선데이 2012.06.30 22:01 277호 22면 지면보기
르노삼성자동차가 내년 양산할 전기차를 미리 타봤다. SM3 Z.E.다. Z.E.는 ‘제로 에미션(Zero Emission)’의 약자로, 배기가스가 없다는 뜻이다. 겉모습은 SM3와 같다. 그런데 유심히 살피면 옆모습의 비율이 낯설다. SM3보다 13㎝ 더 길다. 배터리 공간을 위해 뒷문 뒤의 기둥과 트렁크 사이를 늘린 것이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16개 모듈로 이뤄진 스택을 3단으로 쌓았다. 직사각형 배터리 팩은 뒷좌석과 트렁크 사이에 격벽처럼 모로 세웠다. 따라서 최소한의 공간만 차지한다. 아울러 차체 밑바닥을 통해 쉽게 교환할 수 있다. 배터리를 충전하는 데는 가정용 전원으로 6~8시간, 전용 충전기로는 30분 걸린다. 미리 충전해 둔 배터리를 3분 만에 갈아끼울 수도 있다.

자동차 시승기 르노삼성자동차 SM3 Z.E.


이 차의 실내는 SM3와 판박이다. 그런데 계기판이 약간 다르다. 엔진이 없는 만큼 회전수를 표시할 타코미터가 없다. 대신 전력량 게이지를 달았다. 역할은 주유계와 같다. 사용할 수 있는 전기가 얼마나 남았는지 바늘과 눈금으로 표시한다. 정보창은 평균 전력사용량과 주행가능거리 등 가솔린 엔진을 얹은 SM3와 비슷한 정보를 띄운다.

 SM3 Z.E.엔 엔진이 없으니 시동의 개념도 없다. 버튼을 눌러 전원만 켜면 계기판이 환한 불을 밝힌다. 그러면 달릴 준비가 끝난다. SM3 Z.E.엔 변속기도 없다. 전기모터의 출력과 저항·브레이크를 이용해 속도를 조절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낯선 느낌을 지우기 위해 기어 레버는 달았다. 주차(P)와 주행(D)·후진(R)을 표시하는 등 겉보기엔 감쪽같다. 기어 레버를 D에 놓고 가속페달을 건들면 차가 스르르 움직인다. 소음이 없어 어색할 정도다. 가속하면 비로소 희미한 모터음이 들린다. 하지만 가솔린 엔진을 얹은 차에 비할 수 없이 조용하다. 실제 3㏈ 정도 낮은데, 체감하는 소음은 절반 이하다. 그런데 여기까지의 운전감각은 저속에서 전기모터로 달리는 하이브리드 카와 같다.

그런데 SM3 Z.E.엔 호시탐탐 끼어들 틈을 엿보는 엔진이 없다. 최고속도인 시속 135㎞까지 오로지 전기모터로만 달린다. 시승은 서울~경기도 고양시 일산 구간에서 진행됐다. 갈 때는 도심으로, 올 때는 자유로로 달렸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도심에서 전기차의 장점이 빛났다. 순간 가속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전원이 들어오는 순간 최대치의 힘을 내는 전기모터 덕분이다.

가속은 회전수가 솟아야 힘이 무르익는 가솔린 엔진과 딴판이다. 가속 페달을 밟는 즉시 경쾌하게 튀어나간다. 가령 가솔린 엔진의 SM3는 정지 상태에서 시속 50㎞까지 가는 데 5.9초 걸린다. 이에 비해 SM3 전기차는 4.1초면 충분하다. 항속거리도 생각보다 괜찮다. SM3 Z.E.는 한 번 충전으로 최장 182㎞까지 달릴 수 있다. 베드타운과 도심을 잇는 출퇴근쯤은 무난히 소화할 수 있다.

유지비도 가솔린차보다 저렴하다. 1년에 2만㎞ 달리고 심야전기로 충전할 경우 월 전기료는 2만원 안팎이다. 르노삼성 측은 “6년 보유 기준 연료비가 동급 가솔린차의 8분의 1 수준”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차 값이다. 올해 관공서에 납품할 SM3 Z.E.가 부가세를 포함해 6391만5500원이다. 여기서 환경부 보조금 1500만원과 420만원 상당의 등록·취득세 면제분을 빼면 4000만원대로 내려온다.

물론 이 가격은 프랑스 르노의 터키 공장에서 생산했을 때 기준이다. 내년부터 부산 공장에서 만들면 원가가 더 내려갈 수 있다. 나아가 르노삼성은 가장 비싼 부품인 배터리를 리스로 월 16만~18만원에 팔 계획이다. 그러면 차 값을 2000만원대까지 낮출 수 있다. 르노는 지난해부터 유럽에서 SM3의 자매모델인 플루언스 전기차를 같은 방식으로 팔고 있다.

르노삼성은 한국전력과 전기료 및 충전시설을, 보험사와 보험료를 협의하고 있다. 또한 배터리 리스, 스마트 기기 원격제어, 전기차 대여·공유, 전용 애프터서비스 센터를 아우르는 토털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아울러 내년 양산 시점엔 배터리 공급선을 현재의 일본 AESC에서 LG화학으로 바꿀 계획이다. 부분 변경을 거친 SM3를 밑바탕으로 삼기 때문에 외모도 약간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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