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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제헌의회 선거 D-7] 200명 선출에 후보 4000명, 정당 374개 난립

중앙일보 2012.06.30 00:43 종합 26면 지면보기
카다피 캐리커처를 그려 놓고 분풀이 하듯 총을 쏜 트리폴리 시내의 벽화.
7월 7일 치러지는 리비아 제헌의회 의석 수는 총 200석이다. 이 가운데 120석은 지역구 선출이고 80석은 정당 비례로 뽑힌다. 이를 놓고 후보 4000명과 정당 374개가 난립하고 있다.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총 650만 인구 가운데 유권자는 340만 명 정도다. 이번 선거에선 290만 명이 사전 등록을 통해 투표 가능한 등록증을 받아갔다. 노리 알아바르 선관위원장은 “이 선거는 과도정부로부터 진정한 민주정부로 이행하는 첫 단추이자 분열된 리비아를 통합하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오히려 이해관계가 다른 세력들이 갈등을 분출하는 장이 될 거란 우려도 있다. 140여 부족을 폭압적으로 통합해온 강력한 독재자가 사라지면서 부족 갈등이 표면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벵가지를 중심으로 한 동부지역은 ‘바르가 지역의회’ 결성을 선포하고 연방제 도입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수도 트리폴리 중심의 중앙집권제가 동부지역을 소외시켜왔다고 주장한다. 혁명 이후에도 재건사업이 서부에 편중되고 있으며, 이 때문에 동부는 일자리와 임금 수준에서 차별받고 있다고 본다. 이들은 제헌의회 의석 수가 트리폴리타니아(북서부), 키레나이카(동부), 페잔(서남부 사막지역) 등에 3등분 할당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과도정부는 이를 기각했고, 인구 비례에 따라 트리폴리타니아에 과반이 넘는 109석을 배당했다.



 선거의 또 다른 변수는 무슬림형제단을 필두로 하는 이슬람주의의 부상이다. 여느 아랍 국가처럼 독재자가 물러간 리비아에서 무슬림형제단은 강력한 정치세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기자가 만난 술레이만 알리 엘판디(51) 트리폴리 공대 교수는 이번 선거에서 정의건설당(Justice and Construction) 비례대표로 출마한다. 카다피 치하에서 8년간 옥고를 치른 그는 남녀 평등 사회를 약속하면서도 “리비아는 리비아 국민에 맞는 민주주의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주의라도 이슬람법에 의해 제한될 수 있다는 신념의 무슬림형제단 소속이다. 이러한 리비아 내부 움직임이 카다피 축출에 협력했던 미국 등 서방 국가들과 어떻게 이해를 맞춰갈지도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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