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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 하이마트 인수 실패했지만 바닥 다지는 국면

중앙일보 2012.06.30 00:30 종합 33면 지면보기
롯데쇼핑 주가가 1년여 동안 약세다. 그러나 전문가는 “아직은 팔 때가 아니다”고 말한다. 명품 세일 행사가 열린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개장시간에 맞춰 고객이 매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20대 후반 직장인입니다. 지난해 11월 롯데쇼핑 주식을 36만2000원에 200주 샀습니다. 제가 사기 몇 개월 전만 해도 40만~50만원 하던 주식이었습니다. 36만원 선이면 연중 최저점에 근접한 수준이라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투자했습니다. 하지만 제 예상과 다르게 주가는 계속 곤두박질치더군요. 투자할 때 목표 수익률이 20%였기 때문에 저는 40만원대까지 기다리기로 한 결심을 바꾸지 않았습니다. 올 4월에는 39만원까지 올라 상당히 희망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유럽 문제가 불거지자 또다시 30만원대로 급락해 버렸습니다. 원금을 회복하는 선에서 팔아야 할지, 아니면 목표한 수익률에 이르기까지 더 갖고 있을지 말입니다. 아니면 아예 공격적으로 ‘물타기’를 해야 할까요.

금융주치의 ⑪ 롯데쇼핑



조재홍
한국투자증권 프리빌리지 강남센터장
하이마트 인수 실패로 불확실성 해소



보유 
일단 보유하길 권유합니다. 단기적으로 주가가 상승할 만한 동력은 제한돼 있습니다. 하지만 기업의 가치 측면에서 저평가된 상태입니다. 현재 매력적인 가격과 약한 상승 탄력이 상충하고 있는 셈입니다. 주가는 당분간 30만원대 박스권에서 맴돌 가능성이 큽니다. 당장 급한 자금이 아니라면 일단 보유하다가 처음 매수한 30만원대 중후반 가격이 될 때 매도하는 게 좋겠습니다.



 롯데쇼핑은 지난해까지 대규모 할인점과 기업형수퍼마켓(SSM)을 새로 열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성장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 유럽 재정위기가 확산하고 세계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매출은 정체되고 이익은 하락하고 있습니다. 성장동력 중 하나인 해외 할인점 부문의 실적도 아직 크게 좋아지지 않았습니다. 1분기 실적이 좋지 않았던 데 이어 2분기 예상 실적도 최근 계속 낮아지고 있습니다. 연초에는 하반기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다시 한국을 포함해 세계 주요국의 올해 예상 성장률이 계속 낮아지고 있습니다. 경기 침체의 터널을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정치권에서 논의되는 각종 규제도 부담입니다. 4월부터 월 2회 강제 휴무 등 본격적인 할인점 영업규제가 시행되면서 5월 할인점 부문 성장률은 -2.6%였습니다.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규제 강도는 더 심해질 개연성이 큽니다.



 그런데도 주식 보유를 권하는 이유는 롯데쇼핑의 기초 체력이 탄탄하고 저평가돼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주가는 2012년 기준으로 주가수익비율(PER) 8배, 주가순자산비율(PBR) 0.6배로 시장 대비 저평가됐습니다. 특히 PBR 0.6배는 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 당시 불안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와 비슷합니다. 백화점과 할인점은 경기 침체기에도 소비 양극화 영향에 따라 안정적 매출과 이익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한편 최근 롯데쇼핑이 인수를 추진했던 하이마트 매각 우선협상 대상자로 MBK파트너스가 선정되면서 투자자에게 아쉬움을 주기도 했습니다. 투자자는 하이마트가 롯데쇼핑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했으니까요. 하지만 최근의 인수합병(M&A) 사례가 ‘승자의 저주’라 불릴 정도로 결과가 좋지 않았다는 점에서 오히려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긍정적 사안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2011년 6월 이후 롯데쇼핑 주가는 지난해 고점에 비해 40% 정도 하락했습니다. 지금 주가는 많은 악재가 반영된 가격입니다. 특히 PBR 0.6배 수준인 지금 주가에서 더 크게 떨어질 가능성은 작습니다.



조재홍 한국투자증권 프리빌리지 강남센터장(상무)





최정용
에셋디자인 투자자문 대표
2013년부터 안정적 성장세 전환 예상



보유 
당장은 보유를 권합니다. 하지만 목표 수익률은 낮추는 게 좋습니다.



 롯데쇼핑은 국내 대표 유통기업으로 백화점을 비롯해 다양한 유통 영역에서 공격적으로 투자하며 시장 지배력을 확대해 왔습니다. 다양한 유통 포트폴리오가 모두 공고한 시장 지배력이 있습니다. 백화점 국내 1위, 할인매장 3위를 비롯해 수퍼마켓 1위, 편의점 2위 등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는 지난 수년 동안 이루어진 연평균 2조원 내외의 과감한 투자 결과입니다. 더불어 회사 매출은 2009년 16조원, 2010년 19조원, 2011년 22조원, 2012년 24조원(전망치) 등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2010년의 1조6000억원을 정점으로 정체 내지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 1년간 주가가 좋은 않은 이유입니다.



 롯데쇼핑의 이익은 왜 정체됐을까요. 첫째로 유통업 특성상 신규로 문을 연 매장이 정상화하는 데는 최소 1~2년이 걸립니다. 롯데쇼핑은 2010년 2조2000억원, 2011년 1조원 등을 백화점과 할인매장에 투자했습니다. 이때 문을 연 매장은 올해나 내년이 돼야 흑자로 돌아설 수 있다는 말입니다. 둘째로 주력 사업인 백화점 매출 성장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정체되고 있습니다. 백화점은 영업이익의 50% 이상을 담당해 왔습니다. 인건비 등 고정비는 매년 조금씩 오르기 때문에 매출이 성장하지 못하면 이익률은 자연스럽게 떨어지게 됩니다.



 하지만 2013년부터 롯데쇼핑의 이익은 다시 10% 내외의 안정적인 성장세로 전환할 것으로 보입니다.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로 2010~2011년에 새로 문을 연 매장이 2013년에는 대부분 정상적인 궤도에 진입하기 때문입니다. 둘째로 기존 매장의 확장과 신규 매장 개장에 힘입어 2011년 대비 2013년 백화점 면적은 17% 정도 성장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단위 면적당 매출이 전혀 늘지 않아도 면적 자체가 증가하기에 백화점 매출이 커지고 더불어 이익도 증가할 가능성이 큽니다. 셋째로 백화점 사업과 관련해 인건비 등 비용 절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이에 따른 내수 소비 부진은 롯데쇼핑을 포함해 유통업 전반의 전망을 불투명하게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롯데쇼핑은 공격적인 투자와 비용 절감은 이런 나쁜 업황을 이겨내고 이익이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만 한 가지 우려는 내수시장이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었다는 것입니다. 소비 채널이 다변화하면서 백화점 산업의 성장률이 더욱 둔화될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최정용 에셋디자인 투자자문 대표





서정연
신영증권 애널리스트
일단 보유하되 목표 수익률은 낮춰야



보유 
조심스럽게 ‘물타기’를 권합니다. 자금 여력이 있다면 주가가 30만원 부근으로 떨어졌을 때 추가 매수한 뒤 36만원대로 원금을 회복하면 매도하십시오. 투자했던 시기를 감안해 은행 예금 이자율 이상의 수익을 남기고 파는 전략입니다. 이렇게 조언하는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로 롯데쇼핑 주가가 30만원대라면 하방경직성이 높은 가격입니다. 다시 말해 이 아래로 더 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말입니다. 롯데쇼핑은 국내 최대 규모의 유통사업자로 2011년 기준 연간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1조6600억원, 9200억원입니다. 세계 경기 불안에 따른 내수 경기 부진과 유난히 좋았던 지난해 실적 부담으로 올 상반기 실적은 매우 부진합니다. 이에 따라 주가도 지지부진합니다. 하지만 대형 유통회사는 단기간에 실적이 급락하거나 존폐의 위협이 발생하는 사업체가 아닙니다. 내수 경기에는 사이클이 있기 때문에 조금만 경기가 반등해도 실적이 크게 좋아질 수 있습니다.



 지금은 반등을 기다리며 실적도, 주가도 바닥을 다지는 국면이라 판단합니다. 2분기 실적 역시 롯데쇼핑을 비롯한 대형 유통사 모두 부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롯데쇼핑은 상반기에 일부 백화점 점포의 새 단장을 마쳐 하반기엔 매출이 늘 것으로 기대됩니다. 또 해외 할인점 매출이 점진적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 역시 긍정적입니다. 따라서 하반기 롯데쇼핑 주가는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 전망합니다.



 둘째로 원금 회복 후 매도하길 권하는 이유는 단기간 내에는 처음에 설정한 목표수익률에 도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롯데쇼핑 매수 가격대에서 20% 목표수익을 내려면 주가가 43만원 이상으로 올라야 합니다. 롯데쇼핑이 장기 성장이 기대되는 우량기업이라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중국·베트남·인도네시아 등 해외 사업에서 손익분기점에 빨리 도달하면 주가도 크게 오를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현재 진행하는 여러 사업에서 고루 성과를 내려면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20% 수익률을 꼭 원한다면 국내 경기가 반등할 때 더욱 큰 폭으로 주가 상승이 기대되는, 즉 경기 민감도가 높은 주식에 대체 투자하는 게 낫습니다.



 롯데쇼핑의 매출은 지속적으로 성장했지만 2010년 이후 이익은 정체됐습니다. 소비 둔화 등의 이유로 주가는 1년 넘게 조정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올해를 저점으로 내년부터 이익이 다시 증가할 것입니다. 손실을 보고 당장 팔지는 말라는 얘기입니다.



서정연 신영증권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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