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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나는 잡후보, 대선주자 거론 무의미”

중앙일보 2012.06.28 03:00 종합 4면 지면보기
야권의 대선주자 후보군의 하나로 꼽히던 유시민(사진) 전 통합진보당 공동대표가 27일 “나는 잡(雜)후보 중 하나일 뿐”이라며 “우선은 당이 제대로 서야 정치활동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지금 당이 내부 정통성 위기에 빠진 상황에서 내가 대선주자라고 하는 건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분당이나 민주통합당과의 합당설에 대해선 “나는 별로 그런 것을 생각지 않는다”고 했다.


심해잠수부에 이석기 빗대 비난
“물밑서 천천히 올라와야 하는데 …”

 그는 전날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이런 극단적인 사건이 벌어진 형국에서 당권 교체도 못하는 당이면 누가 지지해 줄 것이며, 이런 상황에서 혁신을 못하게 된다면 대선 후보에 나갈 사람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대선은 올림픽이 아니다. 참가하는 데 의미가 있는 행사가 아니다”며 유보 입장을 보였다.



 이석기 의원 등이 26일 당내 부정경선에 대한 2차 진상조사위 발표를 부정하며 사퇴를 거부한 것에 대해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27일 이 의원을 심해(深海) 잠수부에 빗대 “잠수부가 깊이 잠수할 때 수압차 때문에 천천히 천천히 올라와야 한다. 빨리 올라오면 몸이 적응을 못해 부작용이 생긴다”고 표현했다. 이어 “안 보이는 곳에서 활동하다 공개 무대로 나올 때는 많은 준비를 하고 점진적으로 나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이 의원 등 옛 당권파의 반발에 대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서로 잘 아는 사람끼리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명확한 증거가 없어서 사퇴할 수 없다고 하니 참 죽을 지경”이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또 “명확한 증거는 검찰의 수사 아니면 밝힐 수 없는데, 검찰 수사는 거부하면서 검찰이 아니면 밝힐 수 없는 것을 요구하는 것은 모순이다. 도대체 어떻게 하란 얘기냐”고 되묻기도 했다.



 정치권에선 그가 대권주자로 나서는 데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옛 당권파를 비판하는 건 옛 당권파에게 ‘대권을 위해 당의 내분을 이용한다’는 역공의 빌미를 주지 않겠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리얼미터 이택수 대표는 “유 전 대표의 지지율은 ‘애국가 발언’과 ‘심상정 보호’ 등으로 한때 4위로까지 올랐지만, 당 지지율이 가라앉으면서 동반 하락했다”며 “현재로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으로 새 지도부 구성(다음달 8일) 결과를 보고 나서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야권에선 통합진보당 새 지도부가 옛 당권파로 구성될 경우, 유 전 대표는 분당이나 민주당 합류 등 새로운 길을 모색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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