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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출문제 100번 풀고 또 풀고 … 어느 순간 성적 급상승

중앙일보 2012.06.27 03:40 Week& 9면 지면보기
서지원씨는 성적이 오르지 않아도 하루 15시간씩 공부해 점차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김경록 기자]
서지원(21·여·성균관대 경제학과 2)씨는 고교 때 주목 받는 학생이 아니었다. 성적도 그다지 좋지 않았다. 고1 첫 모의고사 때 언어·수리·외국어 영역에서 4·6·6등급을 받은 뒤 성적은 늘 제자리걸음이었다. 내신도 4·4·4등급이었다. “학교에서는 공부 잘하는 애들을 더 많이 챙기잖아요. 저에게 기대를 거는 선생님도 친구들도 없었어요.”


성적 역전, 나는 1등이다
성균관대 경제학과 서지원씨의 거북이 학습법

고2, 2학기 때 학교에서 수학경시대회가 열렸다. 담임교사가 대회에 참가할 학생 3명을 따로 불렀다. 당연히 수학 성적이 좋은 학생들이었다. 서씨도 대회에 참가하고 싶었다. 용기를 내 교무실을 찾아가 참가 의사를 밝혔더니 담임교사가 의아해했다. 결국 교사를 설득해 수학경시대회에 나갔다. 대회 결과 무관심과 편견으로 일관했던 교사와 친구들 모두 깜짝 놀랐다. 서씨는 2학년 문과 전체에서 1등을 차지했다. 한 달 뒤 치른 11월 모의고사에선 전교 2등에 올랐다. 언어·수리·외국어 모두 1등급이었다. 이를 당연하게 여긴 건 서씨 뿐이었다. "그들은 몰랐겠지만 매일 3시간 정도만 자면서 15시간씩 공부한 결과에요.”





평균 5등급 고1부터 하루 15시간 공부



고1·2 평균 성적이 5등급이지만 서씨는 노력파였다. 매일 새벽 3시까지 공부하고 6시 30분에 일어났다. 공부방이 없어 화장실에서 불을 켜고 공부하다 가족이 모두 잠들면 스탠드를 켰다. 중학생 때 가정형편이 나빠지면서 공부에 더욱 매달렸다. 요리사였던 아버지는 이직이 잦아 수입이 없는 달도 있었다. 어머니도 일을 했지만 교통사고로 허리를 다친 뒤 생계를 잇지 못했다. 학원이나 과외는 꿈도 못 꿨다.



"고생하는 부모님을 호강시켜 드릴 방법은 훌륭한 사람이 되기 위해 공부를 열심히 하는 방법 밖에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런 환경 속에서 중학교 땐 EBS 강의를 듣고 교과서를 반복해 읽으면서 학교 수업을 따라갔다.



고교에 입학하자 상황이 달랐다. 강남에 버금가는 강북 8학군으로 불리는 지역의 학교에 입학하고 보니 친구들 대부분이 교과목 수만큼 학원을 다녔다. 과외 한두 개쯤은 기본이고 선행학습은 당연했다. 빠르게 앞서나가는 친구들을 따라가려면 똑같이 공부해선 격차를 좁힐 수 없었다. 수많은 고민과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혼자 공부할 방법들을 찾느라 고군분투했다.



"매일 15시간씩 공부했지만 고교 2년 내내 성적이 오르지 않았어요. 속이 탔지만 조바심내지 않고 더욱 공부에 집중했어요. 최종 목표는 수능시험이니까요.”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 속 거북이처럼 자신만의 방법으로 묵묵히 달렸다. 그러자 어느 순간 성적이 급상승했다. 지난 2년의 노력이 빛을 발휘하는 순간이었다.



매일 칼럼 20개씩 읽고 단원별 목차 외워



서씨는 언어 공부를 신문 사설로 대신했다. 매일 일간지·경제지 3개에서 사설·칼럼 20~25개를 읽었다. 아침·점심·자투리 시간을 이용했다. 언어영역 비문학 지문을 읽듯 처음에는 하나당 1분씩 초시계를 재며 속독했다. 다시 읽을 때는 문단마다 끊어 읽으며 정독한 뒤 각 문단의 중심 내용을 옆에 적었다. 세 번째 읽을 땐 정리한 중심 내용을 읽으며 글의 구조를 파악했다. 사설 1개를 읽는데 5분이 걸렸다. 처음에는 모르는 단어가 많고 구조 파악도 어려웠지만 매일 반복하자 글을 보는 눈이 생겼다. 이 같은 사설 공부로 그는 학원에 다니지 않고도 수시2차 논술전형으로 대학에 합격했다. 수능을 앞두고 고3, 6월·9월 모의고사와, 수능 5개년 기출문제를 100회씩 복습했다. 여러 번 보자 출제 방법이 보였고 결국 1등급을 받았다.



수학 문제를 풀며 많은 학생들이 답안지를 본다. 이는 잘못된 방법이라고 판단해 답이 나올 때까지 고민했다. 안 풀리면 옆에 관련 단원의 모든 개념을 마인드맵으로 그리고 하나씩 곱씹으며 풀고 또 풀었다. 심지어 수열 문제를 일주일 동안 풀기도 했다. 일주일 동안 아침부터 새벽 3시까지 머리를 싸맸다. 새로운 단원을 공부할 때마다 목차를 달달 외웠다. 내용도 순서대로 기억하려 애썼다.



"문제가 풀리지 않아 답답한 마음에 답안지 해설을 들췄다면 문제가 풀렸을 때의 희열과 자신감을 얻지 못했을 거예요.”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서점으로 달려갔다. 문제집을 여러 권 살 수 없는 형편이라 5~6시간씩 서서 모든 종류의 문제집에서 해당 부분을 찾아 봤다. 고3 모의고사에서 모두 1등급을 받은 비결이다.



집에서는 외국어 듣기 공부를 했다. 테이프를 틀어놓고 밥 먹을 때, 샤워할 때, 잠들기 직전까지 들었다. 독해가 잘 되지 않아 하루에 영어 단어 100개씩 외웠다. 방학 땐 200개씩 외웠다. 내신 시험을 준비할 땐 영어 교과서 본문을 40번씩 읽었다. 이런 방식으로 다른 영역을 공략해갔다.



"시간이 걸렸지만 그런 작은 노력들이 쌓이자 어느 순간 제 실력이 나오더라구요. 빵 터지는 순간이죠. 주변에서 좋다는 공부법을 들을 때마다 귀가 솔깃해 왔다갔다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자신에게 맞는 공부법은 따로 있거든요. 지금 당장 성적이 오르지 않아도 자신에 대한 믿음으로 뚝심 있게 밀고 나가면 좋겠어요.”



박정현 기자





평균 5등급 → 1등급 이렇게 달라졌어요



꿈 돈 많이 버는 직업 → EBS 국어 강사



공부 목표 잘 살기 위해 → 뜻 깊은 삶을 살기 위해



교사와의 관계 선생님을 잘 따랐지만 의지하지 않음 → 힘들면 선생님께 상담하고 조언을 얻으며 의지함



자투리시간 활용 친구들과 놀기 → 전 시간 수업 복습+신문 사설 읽기 또는 수학 문제 풀기



필기방법 수업 내용을 모두 적으려 하다보니 중요한 설명을 놓치는 경우가 많았음 → 필기 거의 하지 않고 선생님 말씀에 집중



언어 공부 교과서에 적어놓은 수업 필기 달달 외움 → 내신 공부할 땐 교과서 20~30번 빠르게 읽으며 전체 느낌과 문맥 등 습득 / 수능 공부를 위해 매일 신문 사설 25건을 정확히 분석



수학 공부 해설을 보며 참고 → 풀리지 않는 문제는 끝까지 물고 늘어짐, 스스로의 힘으로 풀려고 해설 안 봄



외국어 공부 교과서에 적은 수업 필기와 단어장 외움 → 집에 영어듣기 테이프를 틀어놓고 왔다갔다 하며 청취 / 영어 단어 부족의 심각성을 느껴 하루에 100~150개씩 외움 / 영어 문법을 효율적으로 공부하기 위해 인강 청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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