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권양숙 여사 "노정연 집값 13억 준 사람은…"

중앙일보 2012.06.27 01:46 종합 3면 지면보기
2009년 1월에 발생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딸 정연(37)씨의 미국 아파트 구매대금 13억원(100만 달러) 밀반출 사건의 진실은 정연씨의 어머니(권양숙 여사·사진)가 알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 중수부에 권 여사가 25일 “딸의 미국 부동산 매입자금 13억원은 내가 준 돈”이라는 내용의 서면답변서를 보내 오면서다.


출처 안 밝혀 … 검찰, 외환관리법 적용 검토

 중수부 관계자는 26일 “지난 12일 권 여사와 정연씨에게 동시에 서면질의서를 보냈으며 그 답변서가 어제 검찰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정연씨는 답변서에서 “13억원은 어머니가 준 돈”이라고 진술했고 권 여사도 이를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권 여사는 13억원의 출처는 밝히지 않았다.



검찰은 권 여사가 돈을 줬고 이 돈이 환치기를 통해 미국으로 나갔기 때문에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사법 처리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한 법조계 인사는 “권 여사 등이 환치기를 지시하거나 관여했다고 판단되면 기소가 가능할 것”이라며 “환치기는 중대 범죄는 아니라서 수십억원의 환치기를 했더라도 집행유예나 벌금형이 선고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문제의 13억원은 정연씨가 2007년 5월 재미동포 경연희(43·여)씨한테 매입하기로 한 미국 뉴저지주 허드슨빌라 400호 매입자금(220만 달러) 중 일부다. 이 돈의 전달 과정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이균호(42)씨는 올해 1월 “2009년 1월 정연씨 측으로부터 돈상자 7개에 담긴 13억원을 받았고 이 돈이 환치기 수법으로 미국에 있던 경씨에게 전달됐다”고 폭로했다. 이씨는 당시 돈상자들 사진도 공개했다. 이에 5개월간의 수사 끝에 중수부는 이씨의 폭로가 대부분 사실임을 확인하고 정연씨와 권 여사를 서면조사하는 선에서 수사를 마무리 지을 방침이었다. 서면조사는 조사 대상자가 전직 대통령 부인이라는 점, 내곡동 사저 매입 의혹 사건과 관련해 이명박 대통령의 아들 시형씨를 서면조사한 점 등을 고려한 결정이었다.



 하지만 권 여사의 진술로 검찰의 고민도 깊어졌다. 검찰 안팎에서 자금 출처 확인을 위해 두 사람을 소환조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어서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변호사는 “어머니와 딸 중 누구를 소환할지부터 고민일 것”이라며 “사건의 실체를 아는 건 권 여사인데 권 여사 소환은 정무적 판단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선 한상대 검찰총장 등 수뇌부가 결심하면 노 전 대통령 비자금 수사로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돈의 출처로 의심받았던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은 최근 검찰 조사에서 “13억원은 내가 모르는 돈”이라고 진술했었다.



이동현 기자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