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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 막는 ‘MBC 파업 청문회’ 이견 본질은 정수장학회 둘러싼 기싸움

중앙일보 2012.06.25 01:17 종합 10면 지면보기
국회법상 개원일(6월 5일)을 20일이나 넘겼는데도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개원 협상은 지지부진하다. 양당은 협상 쟁점이었던 상임위원장 배분과 민간인 불법사찰, 이명박 대통령 내곡동 사저 등에 대한 국정조사 실시엔 합의한 상태지만 한 가지 문제에 대해서만은 이견을 좁히지 못해 국회가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남은 한 가지 문제란 ‘언론사(MBC) 파업 청문회’ 문제다.



 양측은 청문회 개최 여부를 놓고 ‘정치 불개입 원칙’(새누리당)과 ‘낙하산·비리 척결’(민주통합당)을 명분으로 찬반 입장을 내세우고 있지만 진짜 속내는 따로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이사장으로 있던 ‘정수장학회’ 문제가 본질이라는 거다.



 새누리당은 청문회를 열면 MBC 지분을 갖고 있는 정수장학회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고 대선을 앞두고 박 전 위원장에 대한 공격으로 이어질 거라고 본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민주통합당이 결국은 청문회 동안 정수장학회 문제로 초점을 돌려 박 전 위원장에게 상처를 주려 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실제 민주당 이종걸 최고위원 등은 최근 “MBC 파업 배후엔 박근혜 의원이 있고 선대(先代)가 찬탈한 정수장학회가 MBC 주식 30%를 갖고 있어 (박근혜 의원이) 실질적인 오너라 불린다”고 주장해왔다. 민주통합당 입장에서 보면 현 정부의 낙하산 인사 문제에다 박 전 위원장까지 끌어들일 수 있는 사안을 앞에 놓고 물러서기가 쉽지 않다.



 민주당은 지난 총선에서 부산일보와 그 대주주인 정수장학회 간의 분쟁 와중에 퇴직한 기자를 비례대표 7번(배재정 의원)으로 공천하기도 했다. 문재인 상임고문이 직접 트위터에 “정수장학회는 김지태 선생의 부일장학회가 강탈당한 장물”이라고 공격한 적도 있다.



 새누리당 김기현 원내수석부대표는 24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MBC노조 측에 확인한 결과 ‘노조도 김재철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것이지 반드시 청문회 개최를 요구하는 건 아니다. 파업이 국회 파행의 원인이 되는 걸 원치 않는다’고 했다”며 “민주당이 왜 그리 청문회를 고집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통합당 박기춘 원내수석부대표는 “상임위원장 수도 10(새누리당) 대 8(민주통합당)로 우리가 양보하고 (야당이 요구하던) 3개 상임위원장(문방위·국토해양위·정무위) 자리도 다 양보했는데 새누리당이 언론사 파업 청문회까지 양보하라고 한다”며 “MBC노조가 (청문회를 안 해도 된다는) 그런 생각이라도 김재철 사장을 물러나게 하려면 낙하산 인사의 폐해와 비리 등을 청문회를 통해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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