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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0억 대신 갚은 향군, 돌려막기 대출 의혹

중앙일보 2012.06.25 00:58 종합 12면 지면보기
재향군인회(회장 박세환)가 산하 사업단장 최모(40·구속)씨의 횡령 비리로 790억원을 대신 물어주는 과정에서 돌려막기 대출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최씨의 향군 명의 지급보증으로 코스닥 상장회사 4곳에 790억원의 자금을 빌려준 곳이 KTB투자증권인데 향군이 그 돈을 갚기 위해 신규 대출을 받은 곳 역시 KTB투자증권인 것으로 드러나면서다. 결국 KTB투자증권이 상장회사들에 떼인 돈을 지급보증을 잘못 선 향군이 다시 KTB투자증권에서 빌린 돈으로 갚은 셈이다. 특히 신규 대출은 무담보 신용 대출 방식인 것으로 알려져 특혜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KTB에 줄 돈 KTB서 빌려
무담보로 받아 “특혜” 지적

 24일 서울남부지검과 향군 등에 따르면 최씨는 지난해 4월 서울 서초동 U-케어 사업단 사무실에서 코스닥 상장사인 G사가 160억원 규모의 BW를 발행할 때 향군 명의로 지급보증을 서 줬다. 이에 KTB는 160억원을 운영자금 등 명목으로 대출해줬다. 이를 포함해 최씨는 올해 2월까지 G사를 포함해 모두 4개 상장회사가 총 790억원어치의 BW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받을 수 있게 돕고 자신은 이 중 277억원을 횡령했다.



 이후 4개 상장회사가 발행한 BW의 만기(1년)가 지난 4~5월 순차적으로 도래했으나 G사는 올해 초 상장 폐지됐고 W사와 Q사가 각각 올해 3월, 5월에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는 바람에 빚을 갚을 수 없게 됐다. 이에 지급보증을 잘못 선 향군은 790억원을 갚기 위해 새로 대출을 받았는데 대출을 해준 곳이 KTB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 관계자는 “지난해 4개 상장회사의 BW 발행을 위한 주간사가 KTB였고 KTB가 자금조달을 해주기 위해 BW인수 주체로 내세운 게 자사 SPC인 C사였다”며 “KTB가 상장회사들에 떼이게 된 790억원을 향군에 신규 대출을 해주고 받게 된 셈”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종천 재향군인회 경영본부장은 “ KTB에서 신용으로 790억원대의 대출을 받은 건 사실이지만 돌려막기는 아니다”고 말했다. 최 본부장은 “790억원 대출은 이 사안과 전혀 관계 없이 우리가 자체 유동성이 없어 부도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그렇게 한 것”이라 고 주장했다.



이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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