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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터키, 전투기 격추 ‘진실 게임’

중앙일보 2012.06.25 00:55 종합 14면 지면보기
시리아가 지중해 상공을 비행 중이던 터키 전투기를 격추해 양국 사이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시리아는 미상의 비행체가 영공을 침범해 발포했다고 밝혔지만, 터키는 시리아가 국제공역에서 전투기를 격추했다고 반박해 파장이 예상된다.


영공 침범해 쐈다는 시리아
“국경 1㎞ 넘어 … 주권 수호 조치”
국제공역서 당했다는 터키
“경고도 없이 발포 … 되갚아 줄 것”

 시리아 관영 사나 통신은 23일(현지시간) “미확인 비행체가 22일 영공에 들어와 시리아 대공포대가 발포해 격추했다”고 보도했다. 시리아군 대변인은 “전투기 한 대가 영공을 침범해 육지 쪽으로 1㎞ 정도 들어왔으며, 서쪽으로부터 와서 매우 낮은 고도에서 고속으로 비행했다”고 밝혔다. 시리아 외무부 대변인 지하드 마크디시는 터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격추된 비행기가 터키 전투기라는 것은 발포 이후에야 알았다”며 “ 절대 공격 행위가 아니며, 주권 수호 차원에서 이뤄진 조치였다”고 말했다.



 터키 정부는 시리아의 발표 직후 자국 F-4 전투기가 지중해상에서 시리아군의 발포로 추락했다고 확인했다. 하지만 24일 자체 조사 결과 전투기가 시리아 영공이 아닌 국제공역에서 격추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아흐메트 다부토을루 터키 외무장관은 TRT-TV에 출연해 “우리 전투기가 잠시 시리아 영공으로 넘어가 지상 관제소에서 이 사실을 알려줬고, 곧바로 거기서 벗어났다”며 “전투기는 이로부터 15분 뒤 시리아 영공에서 13해리 떨어진 국제공역에서 격추됐다”고 밝혔다. 또 “시리아군이 격추 전 전투기가 터키 소속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무선 도청 증거가 있다”며 “그런데도 시리아군은 우리 전투기나 정부에 어떤 경고도 하지 않고 발포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F-4기가 비무장 상태로 레이더 시스템 시험을 위한 훈련비행 중이었으며, 시리아군도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터키의 주장대로라면 시리아군이 다분히 의도적으로 터키군을 조준 포격한 것이 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와 압둘라 귈 대통령은 일단 조사가 끝나면 단호하게 필요한 대응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파루크 젤리크 노동·사회안보부 장관도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로, 외교적으로든 다른 식으로든 이를 되갚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국경을 맞대고 있는 두 나라는 당초 끈끈한 동맹관계였다. 하지만 지난해 3월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반정부 시위대를 무자비하게 탄압하고, 터키가 이를 강하게 비판하며 사이가 멀어지기 시작했다. 이와 관련 터키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의를 요청함에 따라 26일 북대서양위원회(NAC) 긴급회의가 열릴 것이라고 오아나 룬게스쿠 나토 대변인이 24일 밝혔다.



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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