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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정신과 상담엔 ‘F 낙인’ 안 찍는다

중앙일보 2012.06.25 00:45 종합 16면 지면보기
경기도에 사는 A씨(32·여)는 3년 전 직장 스트레스로 정신과를 찾아 우울증 약을 처방받았다. 평소 밤에 잠이 잘 오지 않고 우울감을 자주 느껴서다. 상담을 받고 약을 먹었더니 증세가 금세 좋아졌다. 이처럼 가벼운 우울증이었는데도 A씨는 정신과 치료 전력이 있다는 이유로 민간보험사로부터 종신보험 가입을 거부당했다.


복지부 정신건강 종합대책
가벼운 증상은 ‘일반’ 분류
생애주기별로 전 국민 검진

 앞으로 가벼운 우울증 환자들은 법률상 정신병 환자에서 제외된다. 정신과에서 단순히 상담만 받았다면 진료기록에 정신질환(F코드) 치료 기록도 남지 않는다.



 보건복지부는 24일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정신건강증진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복지부 임종규 건강정책국장은 “정신과 치료 전력이 있으면 무조건 심각한 정신병 환자로 낙인찍는 사회 분위기를 바꾸고 불합리한 차별을 없애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본지 5월 10일자 1, 8면>



 복지부는 정신보건법상 정신질환자의 개념을 ‘정신보건전문가가 일상적인 사회활동이 어렵다고 인정하는 사람’으로 한정하기로 했다. 환청·망각, 심각한 기분장애 등이 반복돼 입원치료 등을 받는 중증 정신질환자만 해당된다. 전문가들은 이렇게 되면 전체 정신질환자(577만 명) 중 70~80%의 환자가 제외될 것으로 추정한다. 복지부는 법 개정 절차를 거쳐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이를 적용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가벼운 정신질환자들에 대해서는 의사·약사·영양사·조종사 등의 전문직종 진출 문턱이 없어진다. 현재 국가공무원법·의료법 등 77개 법에서 정신질환자의 면허증·자격증 취득과 취업을 제한하고 있다.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약물 치료가 없는 단순한 정신과 상담은 병원에서 건강보험 진료비를 청구할 때 정신질환명을 표시하지 않게 된다. 금연상담 등과 같은 ‘일반상담(Z코드)’으로 청구해 소위 ‘F코드’로 불리는 정신질환 낙인을 없애는 것이다.





◆F코드=정신질환에 대해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국제질병분류 기호. 우울증·불면증·ADHD 같은 가벼운 정신질환이나 정신분열증 같은 중증 정신질환 모두 F코드로 분류된다. 현재는 정신과 진료를 받으면 진료기록에 대부분 F코드가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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