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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들어서던 정지 문, 문학이 되다

중앙일보 2012.06.25 00:22 종합 27면 지면보기
제2회 농어촌희망문학상 수상자가 가려졌다. 우리 시대 농어촌의 현실을 돌아보고, 도농(都農)간 거리를 좁히자는 취지로 제정된 문학상이다. 지난해 제1회 때는 소설 부문에서만 대상자가 나왔지만, 올해는 시·소설·수필 등 전 부문에서 대상 수상자가 배출됐다. 상금은 소설 3000만원, 시·수필 각 1000만원이다. 농어촌희망재단(이사장 김종천)이 주최하고, 한국문학평론가협회(회장 김종회)가 주관한다. KRA(한국마사회)와 중앙일보가 후원한다.


제2회 농어촌희망문학상 수상자 발표

 시 부문 대상은 유홍준(50)씨의 ‘하지 무렵’(그래픽 참조)에 돌아갔다. 유씨는 1998년 『시와 반시』로 등단했으며, 시집『喪家에 모인 구두들』『나는, 웃는다』 등을 펴낸 기성시인이다. 경남 산청에서 태어나 평생 농사꾼으로 살았고, 현재도 진주에서 농사를 짓고 있다.



 그는 농촌 생활을 토대로 한 전원적인 시 세계를 펼쳐왔다. 당선작인 ‘하지 무렵’에도 농촌의 현실을 토대로 한 시어들이 아름답게 직조돼 있다. 고된 농사일에 시달리는 어머니를 바라보는 시인의 안타까운 시선과 그런 어머니로부터 위안을 찾으려는 희망적 시선이 중첩됐다. 유씨는 “부모님 때부터 살아온 농촌의 삶이 내 시의 배경이다. 시는 결국 자신의 삶의 터전을 토대로 쓰여지는 것”이라고 했다.



 소설 부문 대상으로는 정선진(28)씨의 ‘반백살 아트녀 시집보내기’가 선정됐다. 서울이 고향인 정씨는 대학 시절 농촌 봉사활동 경험을 토대로 이 작품을 썼다. 수상작 ‘반백살 아트녀 시집보내기’는 노처녀 미술 선생님을 따라 농촌 봉사활동에 나선 여고생들의 이야기다. 4박 5일간의 농촌 생활을 통해 여고생들이 선생님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농촌 생활에 대한 이해도 깊어지게 된다.





 정씨는 명지대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고, 매년 신춘문예와 각종 문예지 신인 공모전에 도전하며 작가의 꿈을 키워왔다. 그는 “직장 생활을 병행해가며 등단을 준비해왔는데 큰 상을 받게 돼 영광이다. 농어촌 현실을 끌어안는 작가로 성장하고 싶다”고 했다.



 경기도 이천에서 복숭아 농사를 짓는 장희숙(43)씨는 ‘내 사랑 복숭아’라는 작품으로 수필 부문 대상을 받았다. 복숭아 농사를 위해 함께 노력하고 화합하는 한 가족의 이야기가 잔잔하게 담겼다. ‘복숭아를 따기 전에 할 일이 있다. 손톱을 최대한 짧게 자르는 일이다. 갓난아기 만지는 심정으로 만져야 하기에’와 같은 대목에선 복숭아를 자식 다루듯 하는 농사꾼의 마음이 엿보인다. 장씨는 “시골 아낙으로서 복숭아를 만난 건 큰 행운이다. 농사 일이 팍팍할 때마다 지금의 감동을 꺼내어 힘을 내겠다”고 밝혔다.



 올해 행사에는 소설 부문 114명, 시 부문 227명, 수필 부문 104명이 응모했다. 소설 우수상에 이용호씨의 ‘소금꽃’, 시 우수상에 김명은씨의 ‘냉이’, 수필 우수상에 김병화씨의 ‘땅 속의 땅’이 각각 뽑혔다. 시상식은 27일 오후 3시 한국마사회 대강당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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