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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처음 봉환된 국군 유해

중앙일보 2012.06.25 00:08 경제 12면 지면보기
“북한에서 발굴돼 ‘국내로 첫 봉환된 국군 유해’ 아닙니까? 이것이 계기가 돼 봇물 터지듯 국군 유해 봉환이 이뤄지길 바랍니다!” 북한에서 발굴된 국군 유해 12구가 60여 년 만에 조국의 품으로 돌아온 날, 어느 시민의 인터뷰 내용이다.



 전 국민의 생각도 이와 다르지 않겠지만 이때 주의해야 할 표현이 있다. “국내로 첫 봉환된 국군 유해”는 올바른 표현이 아니다. “국내로 처음 봉환된 국군 유해”로 바루어야 한다. ‘처음’이 와야 할 자리에 ‘첫’을 사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두 단어는 쓰임이 다르다.



 첫 경험, 처음 겪는 일과 같이 ‘첫’과 ‘처음’은 모두 시간적으로나 순서상으로 맨 앞을 가리키는 말이다. 두 낱말의 뜻이 비슷하다 보니 문장에서의 기능까지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현장을 첫 공개하는 자리라서 긴장된다” “행사에 첫 참가하는 데도 긴장한 기색이 없다”처럼 써서는 안 된다. ‘처음 공개하는’ ‘처음 참가하는’으로 고쳐야 어법에 맞다.



 ‘맨 앞, 맨 첫째’라는 의미의 명사 ‘처음’은 용언을 꾸미는 부사어로 사용할 수 있지만 ‘첫’은 ‘공개하다’ ‘참가하다’ 같은 동사를 수식하는 기능을 하지 못한다. ‘첫 방송’ ‘첫 참가자’ ‘첫 행사’와 같이 체언 앞에 놓여서 그 체언을 꾸며 주는 관형사 또는 ‘첫걸음’ ‘첫울음’ ‘첫음절’처럼 일부 명사 앞에 붙어 그것이 처음임을 나타내는 별개의 단어로 쓰인다.



 “국군방송 위문열차는 첫 공연을 언제 했나요?” “국군 포로의 존재가 처음 알려진 건 1994년 10월 조창호 중위가 탈북해 귀환하면서다”와 같이 ‘첫’과 ‘처음’은 품사가 다르므로 구분해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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