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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의료비 줄이기, 맞춤의료가 답이다

중앙일보 2012.06.25 00:04 경제 12면 지면보기
서정선
한국바이오협회장
현재 100조원 정도인 우리나라 국가 의료비는 2020년에는 200조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시한폭탄과 같은 이런 문제를 해결할 유일한 방법은 의료의 축을 치료에서 예방 또는 질병 예측으로 바꾸는 것이다. 현재 한국에서는 암 진단을 받고 외과적 방법이나 항암제 등으로 치료에 성공한 사람의 숫자가 100만 명을 넘어서고 있다. 하지만 이들 중 누가 재발할지, 항암제가 내성은 없는지 등은 암 조직의 유전정보를 파악해야 알 수 있다. 결국 정보기술(IT) 기반 바이오헬스산업의 도입이 답이다. 다행히도 유전자 분석 기술이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개개인의 유전자 지도 분석 비용이 1000달러 이하가 되면 개인별 맞춤 의료가 가능해진다. 현행 치료 중심 체계와 비교할 때 약 10분의 1로 의료비가 감소하게 될 것이다.



 바이오헬스 산업의 또 다른 가능성은 IT와 생명과학의 융합에 있다.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MP3플레이어·내비게이션·디지털카메라 시장이 위축된 것처럼 융합 기반 바이오헬스 산업의 대두는 전통적 보건의료 산업에 파괴적 혁신 바람을 몰고 올 것이다. 한 예로 미래의 환자는 약을 처방받을 때 스마트폰 앱을 같이 처방받게 될 것이다. 앱을 통해 복약 시점을 알려줄 뿐 아니라 알약에 깨알 같은 크기로 삽입되어 있는 식별기를 통해 투약 여부를 확인하고 그 정보를 스마트폰을 통해 전송하게 된다. 투약 여부에 따라 의료보험료를 조정하고, 복약 지도도 받을 수 있다. 제약사는 식별기가 달린 의약품의 생산뿐 아니라 앱을 통해 환자를 관리해주는 서비스업도 겸하게 된다. 이 가상의 사례는 융합 바이오헬스 생태계에서 만나게 될 수많은 혁신 중 하나에 불과하다.



 차기 정부는 복지와 성장을 동시에 추구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출범하게 된다. 융합 기반 바이오헬스 산업은 이 두 가지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유력한 대안이다. 최소한 향후 10년의 계획으로 지속가능한 헬스케어 체계의 토대를 닦고, 상업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 신약·의료기기 개발, u-헬스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정부가 힘을 합쳐 국가적 어젠다로 연구개발(R&D) 투자의 방향을 잡아야 한다. 현재의 복지예산 확대도 중요하지만 지속가능한 복지를 위해서는 새로운 미래형 바이오헬스 산업 연구에 힘을 쏟아야 할 시점이다.



서정선 한국바이오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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