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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더 법무장관 ‘의회 모독’ … 오바마·공화당 정면 충돌

중앙일보 2012.06.22 01:12 종합 14면 지면보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의회를 장악한 공화당 사이의 갈등이 설상가상이다.


대통령 행정특권 발동했지만
하원 소위 통과 … 홀더 피소 위기

 미 하원 정부개혁·감시위원회는 20일 오후(현지시간) 에릭 홀더 법무장관의 ‘의회 모독’을 표결에 부쳐 찬성 23표 대 반대 17표로 통과시켰다. 미 의회에서 ‘의회 모독’ 건이 통과된 건 전임 조지 W 부시 행정부 당시 조슈아 볼턴 백악관 비서실장 등을 상대로 한 지 5년 만이고, 상임위 단계에선 2000년 이후 12년 만이다.



 공화당 소속인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홀더 장관이 의회가 요구하는 자료를 계속 제출하지 않을 경우 다음 주 하원 전체회의에서 표결에 부치겠다고 경고했다. 의회 모독 혐의 안건이 하원 전체회의에서도 통과될 경우 이 문제는 연방검사에게 넘겨진다. 의회 모독죄로 정식 기소될 경우 해당 공무원은 징역형 또는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홀더 장관이 의회 모독 혐의로 공화당이 장악한 하원의 표적이 된 건 자료 제출 요구에 성실히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미국 술·담배·화기단속국(ATF)은 2009년부터 2011년 1월까지 무기 밀매 루트를 캐낸다는 명목으로 2000여 정의 무기를 멕시코 마약 카르텔에 반입시키는 작전을 펼쳤다. 일종의 함정수사용이었으며 이 작전은 영화 이름을 따서 ‘분노의 질주’로 명명됐다.



 문제는 지난해 12월 국경순찰대원이 불법 이민과 관련된 무장괴한을 체포하던 중 사살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는데 현장에서 이 작전에 투입된 무기가 발견됐다는 점이다. 의회는 조사에 나섰고 법무부는 일단 하원 사법위원회에 7600쪽의 서류를 제출했다. 다만 법무부는 추가 자료 제출 요구에 대해선 “범죄 수사의 독립성을 해칠 수 있다”고 거부했다.



 이 과정에서 대럴 이사(공화당·캘리포니아) 하원 정부개혁·감시위원회 위원장이 ‘의회 모독’이란 총대를 메고 나섰다.



 오바마 대통령은 당초 엄포용으로 여겼다. 하지만 공화당 수뇌부가 직접 나서면서 사태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표결 직전인 20일 오전 ‘행정특권’을 발동했다. 행정특권은 의회가 요구하는 자료를 보안을 이유로 거부할 수 있는 대통령의 권한이다. 하지만 공화당이 장악한 하원은 행정특권까지 무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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