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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리치, 채권 비중 1년새 12 → 21%로

중앙일보 2012.06.22 00:52 경제 10면 지면보기
위기와 저금리가 부자의 투자 바구니를 확 바꿨다. 증권사에 거액 자산을 맡긴 ‘수퍼리치(금융자산 10억원 이상 보유한 자산가)’는 최근 1년 사이 펀드와 랩어카운트에서 돈을 빼 채권과 보험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삼성증권이 고액자산가 전용인 SNI지점 거래 고객 3690명의 예탁자산을 분석한 결과다.


삼성증권, 3690명 분석

 주식을 뺀 나머지 금융자산을 100으로 놓고 볼 때, 수퍼리치가 지난해 5월 말에 비해 올해 비중을 가장 많이 늘린 것은 채권이다. 채권 비중은 지난해 12.3%에서 올해 21.4%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물가연동국채와 장기국채 등 국내 채권과 브라질 채권 같은 해외 채권이 모두 증가했다. 즉시연금 등 보험도 인기였다. 지난해 포트폴리오 내 보험 비중은 8.6%에 그쳤지만 올해는 12.2%로 3.6%포인트 증가했다.



 이런 상품의 인기 요인은 세제 혜택과 안정성이다. 박경희 삼성증권 상무는 “요즘 수퍼리치는 세금을 줄일 수 있으면서 안정적인 수익이 나오는 상품과, 중위험·중수익 상품에 적극적으로 자산을 재배분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험은 10년 이상만 유지하면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는다. 이 때문에 최근 자산가가 즉시연금 등에 뭉칫돈을 넣고 있다. 시중 금리가 낮아지면서 수익률도 은행 정기예금 못지 않다. 세후 수익률로 계산하면 오히려 나을 때도 있다. 입출금은 상대적으로 덜 자유롭지만, 당장 돈 급할 일 없는 수퍼리치에게 큰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장기채권은 분리과세를 선택할 수 있다. 그 때문에 종합과세 폭탄을 피하려는 부자가 선호한다. 이와 함께 계속되는 세계 위기의 영향으로 현금성 자산의 비중도 2.5%포인트 늘었다.



 반면에 랩어카운트나 펀드 등 주로 주식에 투자하는 간접상품의 인기는 확 떨어졌다. 랩어카운트의 비중은 1년 새 14.5% 줄어 모든 금융상품 중에서 감소 폭이 가장 컸다. 펀드 비중도 4% 줄었다. 랩과 펀드를 합치면 주식형 간접투자상품 비중은 20%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세금 혜택이 없는 ELS에 대한 투자는 지난해와 비슷했다. 비중이 4.2%에서 올해 5.2%로 소폭 증가했다.



지금 수퍼리치의 금융상품 투자바구니에 가장 많이 담겨 있는 것 역시 채권이다. 전체의 21%를 차지했다. 현금성 자산도 20%로 많았다. 이어 랩어카운트가 17%, 보험과 신탁이 12%, 펀드가 11.4%를 점유했다.



 5월 말 현재 3690명의 수퍼리치가 이 증권사의 SNI지점 6곳에 맡긴 돈은 모두 8조3000억원, 한 사람당 평균 22억5000만원이다. 이들의 평균연령은 58세, 대부분이 남성이다. 증권사의 특성상 맡긴 자산 중 주식의 비중이 67.8%로 가장 높다. 증권사에 거액을 맡기는 부자 중 상당수는 기업 대주주 등이어서 자산 중 주식이 특히 많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주식 비중 역시 1년 전인 지난해 5월의 71.7%에 비해서는 4%포인트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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