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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view &] 석 달마다 바뀌는 세계 경기 예측

중앙일보 2012.06.22 00:00 경제 12면 지면보기
이성한
국제금융센터 원장
금융시장의 미래를 전망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더구나 최근 국제금융시장은 경제 변수뿐만 아니라 여러 정치적 변수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어 불확실성이 더욱 크다. 상반기를 돌아보면 세계적 투자은행 등 ‘전문가’의 전망과 실제 모습이 엇박자를 보이기 일쑤였다. 지난해 말 상당수 전문가는 올해 상반기가 어려운 시기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른바 ‘상저하고(上低下高)’ 전망이다. 특히 남유럽의 대규모 국채 만기가 도래하는 2~4월이 고비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그러나 세계 주가는 1분기에만 10% 넘게 상승했다. 외국인은 국내 주식과 채권을 1분기에만 16조원 넘게 사들였다.



 그러자 상당수 해외 투자은행도 기존 주가 전망을 상향하고 경기회복 기대감을 높이는 전망치를 내놓기 시작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 1월 3.3%로 전망했던 세계경제 성장률을 4월 3.5%로 상향조정했다. 하지만 그 직후인 5월 초 미국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악화하고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우려가 부각되며 국제금융시장은 빠르게 약세장으로 돌아섰다.



 석 달마다 바뀌는 예측이라면 굳이 전망이라기보다 실황중계에 가깝다는 비판도 나올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은 국제통화기금(IMF)이나 해외 투자은행조차 3개월 앞을 내다보기 힘들 정도로 불확실성이 크다는 방증으로도 볼 수 있다. 하반기도 마찬가지다.



 하반기 세계 경제의 위험요인으로 지목되는 변수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대부분 의견이 일치한다. 유럽 재정위기의 향방, 미국의 경기둔화 가능성, 중국 경제의 경착륙 여부와 여타 신흥국의 성장둔화, 유가 변동성 확대, 그리고 세계 자금의 신흥국 이탈 가능성이 5대 위험요인으로 꼽힌다.



 유럽 재정위기의 파고는 그리스에서 아일랜드와 포르투갈을 넘어 스페인 은행권에 대한 구제금융으로까지 이어졌다.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 국가 중 아직 버티고 있는 건 이탈리아뿐이다. 결국 하반기에 유로존에서 주목해야 할 위험요인은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시화 여부, 스페인 불안이 은행권뿐만 아니라 전면적인 국가 구제금융으로 확대될 가능성, 이탈리아가 구제금융국가 대열에 합류하게 될지의 여부가 될 것이다. 이탈리아는 정부채무비율이 120%로 유로존 국가 중 그리스에 이어 둘째로 높다. 스페인의 1.5배가 넘는 규모다. 국채금리도 6%를 넘나들고 있어 상황이 녹록지 않다.



 미국의 경기둔화 가능성도 주시해야 한다. 미국 경제는 한때 ‘무동력 운항(Stall speed)’에서 벗어나 다시 속도를 내는 듯했으나 고용악화 등으로 성장률이 2% 내외를 오르내리는 불안정한 상태가 유지되고 있다. 다만 주택경기의 점진적 회복이 기대된다는 점과 가계의 부채축소로 가처분 소득 대비 부채상환비율(Debt service ratio)이 1994년 이래 최저치까지 하락해 구매력에 여유가 생긴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도 지켜보아야 할 대목이다. 중국의 유럽 수출의존도는 18.8%로 17.1%인 미국에 대한 의존도보다 높다. 유럽 재정위기의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유다. 부동산 경기악화, 지방정부 부채 문제 등도 위험요인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최근 중국의 물가가 3% 선으로 하락해 중국 정부의 경기 대응 여력이 높아졌다는 점에서 경착륙은 피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에 가파르게 오르던 유가가 올해 고점 대비 20% 넘게 하락 반전한 점이 그나마 위안이다. 그러나 주요 에너지 소비국인 신흥국의 수요가 여전하고 유가하락 지속 시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공급을 줄이지 않겠다는 결정에도 균열이 생길 수 있다. 최근 원유시장에서 발을 빼고 있는 투기세력의 저가매입 수요가 다시 유입될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할 대목이다.



 결국 하반기에도 여러 위험요인이 대두되면서 국제금융시장의 높은 위험회피성향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선진국의 양적 완화 등 경기부양 노력과 안전자산으로의 과도한 쏠림에 대한 반작용으로 일부 자금이 신흥국으로 되돌아올 가능성도 있겠지만 세계 자금이 신흥국에서 선진국의 안전자산으로 흘러들어가는 현상도 되풀이될 것이다.



 세계 금융위기 이후 4년여 동안 언제라도 쉬운 적은 없었다. 국제금융시장은 막연한 낙관론대로 움직여오지 않았지만 무분별한 비관론대로 흘러가지도 않았다. 상황이 어려울수록 차분하게 시나리오별 대응방안을 가지고 하반기를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성한 국제금융센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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