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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세종대왕 앞에서 “통합·민생 대통령 되겠다”

중앙일보 2012.06.15 01:37 종합 5면 지면보기
손학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14일 서울 광화문광장 세종대왕상 앞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한 뒤 지지자들의 환호에 손을 들어 화답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손학규(65)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14일 ‘민생’ ‘민주’ ‘통합’을 내걸고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2007년 대통합민주신당의 대선후보 경선에서 정동영 후보에게 고배를 마신 뒤 5년 만의 재도전이다.

대선 후보 재도전 공식 선언



 그는 이날 서울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역사와 정면으로 부딪치며 살아온 저의 삶과 국정 경험을 바탕으로 제 인생의 가장 원대한 꿈에 도전하고자 한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이날 회견엔 손 고문이 유신 시절 ‘김건’이란 이름으로 위장취업했었던 합정동 철공소 배웅렬 사장, 6년 전 민심대장정을 시작할 때 그를 재워 줬던 전남 장성의 김동우 이장, 지난 4년간 그의 머리를 깎아 준 창신동 ‘태양이발관’의 김세길 이발사, 빈민운동을 함께한 고 제정구 의원의 부인 신명자 여사 등 평생 인연을 맺어 온 각계각층의 인사 100여 명이 자리를 함께했다. 당내에선 김동철·김우남·신학용·양승조·오제세·이낙연·이찬열·이춘석·조정식·최원식 의원과 김영춘·송민순·서종표·이성남·전혜숙·홍재형 전 의원 등 손학규계가 총출동했다. 한명숙 전 대표와 문희상·이미경·원혜영·유인태 의원도 참석했다.



 그는 “제 혈관 속에는 민주, 민생, 통합의 피가 흐른다. (민주를 위해) 온몸을 던져 박정희 독재정권에 맞서 싸웠고 노동운동·빈민운동을 하며 어머니의 임종도 지키지 못한 채 합정동의 철공소에서, 청계천 빈민촌에서 청춘을 불살랐다. (민생을 위해) 경기도지사로 74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고, 4년 평균 7.7%의 성장률을 달성해 냈다. 통합을 요구하는 시대엔 야권통합을 이뤄 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낮은 자세로 민생을 챙기고 국민과 소통하는 ‘소통령’, 중소기업을 살리고 중산층을 넓히는 ‘중통령’, 국민대통합·남북대통합을 이루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출정식 장소로 세종대왕 동상 앞을 고른 이유에 대해 손 고문은 “한글창제로 일반서민과 소통을 이루고 사회통합을 이뤄 냈고, 왕위에 오르자 자신의 세자 책봉에 반대한 황희를 오히려 유배지에서 불러 정승으로 삼았다”며 “세종대왕이야말로 만백성을 하나로 통합하는 데서 국정을 마무리한 성군이었다”고 설명했다.



 대선 캐치프레이즈로는 ‘함께 잘사는 사회’를 내걸었고, 실천공약으론 ‘진보적 성장’을 통한 ‘완전고용’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론 ▶2020년까지 70% 이상의 고용률 달성 ▶사회적 대타협을 통한 노동시간 단축, ‘저녁이 있는 삶’ 보장 ▶비정규직을 위한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 준수 ▶0세부터 18세까지 연금을 부으면 정부가 대학등록금이나 창업자금을 지원하는 ‘청춘연금제도’ 도입 ▶환자의 본인부담 상한제(100만원) 실시 ▶서울대와 지방국립대 간 공동학위제 등을 공약했다.



 그는 출정식에 앞서 혼자 경기도 남양주시 모란공원을 방문, 오랜 친구이자 민주화운동의 동지였던 고 김근태 전 의원과 조영래 변호사의 묘역을 참배했다.



 손 고문은 지난 5년간 대선 ‘재수’를 준비하는 동안 제1야당 대표를 두 번이나 했다. 대선 패배 직후 대통합민주신당 대표를 맡아 구 민주당과의 통합을 이뤄 냈고, 2010년에 다시 당 대표를 맡아 시민통합당, 한국노총이 결합한 지금의 민주통합당을 만들었다. 그가 대표로 있을 때인 지난해 야권은 분당을 보궐선거, 서울시장 보궐선거 등에서 연승을 했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 탄핵정국에서도 10%포인트 이상 한나라당이 이겼던 분당을 보궐선거에 당 대표 신분으로 직접 출마해 당선되면서 보수·중도층으로의 확장력을 입증해 보였다.



 그러나 이런 ‘실적’에도 불구하고 그는 여전히 야권 내에서 저평가되고 있다.



 분당을 보궐선거 승리 후엔 한때 15%대까지 지지율이 수직상승했으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등장 이후 직격탄을 맞았다. 당내 후발주자들인 문재인 상임고문, 김두관 경남도지사의 기세도 간단치 않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 그는 ‘민생’과 ‘통합’이란 카드로 정면 승부를 걸고 나섰다.



  김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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