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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구 “내곡동 수사 나도 못 믿겠다” … 특검·국조 시사

중앙일보 2012.06.12 00:56 종합 3면 지면보기
이명박 대통령의 서울 내곡동 사저부지 고가 매입 의혹이 특검으로 갈 가능성이 커졌다. 국회에서 국정조사가 실시될 수도 있다. 검찰이 이명박 대통령의 아들 시형(34)씨를 포함한 관련자 7명 전원에게 불기소 처분을 내렸으나 사안의 정치적 비중은 오히려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당장 여당인 새누리당 원내지도부가 ‘내곡동사건 진실규명을 위한 특검 또는 국정조사 도입 카드’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한구 원내대표는 11일 기자들과 만나 “내곡동 검찰 수사 결과는 내가 봐도 믿기 어렵다”며 “국민 입장에선 상당히 미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경호처에서 매입한 부지 가격과 아들 명의로 산 부지 값의 차이가 크고, 아들 명의로 매입해 명의신탁 문제(부동산실명제법 위반)가 있는데도 수사 결과가 상식에 어긋난다는 점을 지적하면서다.





 내곡동 사저부지는 총 2605㎡(788평·9필지)이고, 이 중 문제가 된 시형씨 지분은 462.8㎡(140평·3필지)다. 청와대 경호처가 부지 전체를 54억원에 구입한 뒤 시형씨 지분엔 11억2000만원의 가격을 매겼다. 민주통합당은 이에 “경호처가 고의로 시형씨 몫의 8억7097만원을 추가 부담했다”고 주장해 왔으나 검찰은 시형씨 지분의 공시지가와 차이를 6억원으로 파악한 뒤 “고의로 인한 배임은 아니었다”고 결론 내렸다.



 이 원내대표는 “검찰이 (대통령 아들에 대해서는) 서면조사서 달랑 한 장 받고 (무혐의라는) 결론을 냈는데 ‘염치없는 짓’을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 의혹 해소를 위해 특검이든, 국정조사든 국회 차원의 확실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 당내 법률 전문가들에게 진실규명에 적합한 방안이 무엇인지 검토를 지시했다. 하루 이틀 안에 결론이 나오는 대로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에게 제안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당이 먼저 현직 대통령이 관련된 문제에 대해 특검 카드를 꺼낸 건 이례적이다. 내곡동 사건으로 12월 대선 전 이 대통령과 확실히 선을 긋고 가면서 교착된 19대 국회 원구성 협상도 돌파하겠다는 생각인 듯하다. 이 원내대표는 “여당은 청와대의 시녀가 되거나 비호해줄 생각이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통합당은 특검과 국정조사 실시는 물론 재고발과 규탄집회와 같은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상호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임태희 대통령실장은 조사도 하지 않고 무혐의 처분을 내린 것은 대한민국 사회를 초특권 사회로 규정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석현 의원은 “검찰의 발표를 보면 검찰의 태도가 아니고 마치 청와대의 국선 변호인이 된 것 같은 생각이 들 정도”라고 꼬집었다.



류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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