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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기사회생, 대여 강경 투쟁, 여전한 김두관 변수 …

중앙선데이 2012.06.10 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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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대표 체제의 향후 전망

9일 오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임시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에 선출된 이해찬 신임 대표가 경쟁 후보들과 손을 들어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김형수 기자


9일 오후 6시10분, 민주통합당의 당 대표를 선출하는 일산 킨텍스 전당대회장엔 쥐 죽은 듯한 정적이 감돌았다. 문희상 당 선관위원장이 단상에 오르자 긴장감은 최고조에 이르렀다. 그의 입에서 “당 대표는 이해찬 후보”라는 발표가 나오자 대회장에선 함성이 일었다. 김한길 후보의 지지자들은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불과 1시간 전까지만 해도 이해찬 후보 측에서 “결과를 전혀 모르겠다”며 초조감을 노출했었다. 여기저기서 “김한길 후보가 이기지 않겠느냐”는 얘기들이 많았다. 그러나 대역전극이 펼쳐진 것이다. 이해찬 새 대표 선출이 의미하는 것은 세 가지다. 대선 출마를 공식화한 문재인 고문의 기사회생, 대여 강경행보 그리고 여전한 김두관 카드다. 대선을 6개월밖에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민주통합당 대선의 총사령관 역할은 이해찬 새 대표에게 넘어갔다. 당 대표는 당의 선거 전략에서부터 내부의 경선 룰을 정하는 데까지 영향력이 막강하다. 이 대표와 손을 잡았던 문재인 고문으로선 한숨을 돌리게 된 셈이다. 문 고문은 비노(비노무현) 진영의 ‘담합론’ 공세를 차단하는 것은 물론 친노 주자인 김두관 경남지사의 부상에 대해 그의 존재감을 보여주며 당내 대선 가도에 탄력을 받는 계기를 마련했다.



문재인, 일단 위기 탈출

문 고문은 당 대표 경선 과정에서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다. 4ㆍ11 총선의 부산 선거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데다 안철수 서울대 교수를 상대로 ‘공동정부론’을 제의했다가 당 내에서 “너무 앞서 나간 발상”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 와중에 당 내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이해찬-박지원 역할분담론’을 ‘단합’으로 옹호했다가 경쟁 진영으로부터 십자포화를 맞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경선으로 당이 이해찬 신임 대표를 중심으로 정비되며 문 고문 역시 한숨을 돌리며 전열을 정비할 기회를 얻게 됐다. 당 내 한 초선 의원은 “문 고문으로선 김한길 후보가 대표가 되는 최악의 상황을 피했다”며 “민주당이 새롭게 짜여진 데다 지지율 하락 추세를 되돌릴 수 있는 반전의 계기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당 내부에선 이해찬 대표의 등장은 ‘영남 후보-중부권(충청권) 대표-호남 원내대표’라는 대선 전략의 축이 우여곡절 끝에 마련된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당 내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이 신임 대표는 몇몇 의원들에게 이 같은 구상을 밝혔다고 한다. 따라서 이해찬 대표 체제가 시작되며 ‘이해찬-박지원 역할분담론’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던 문 후보에게 당 안팎의 관심이 더욱 쏠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실무 당직자는 “문 고문이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여론은 이해찬 후보 선출을 문 고문의 당내 위상을 확인하는 계기로 볼 것”이라고 평가했다.



문 고문은 이와 관련, 지난 8일 “당 대표 경선과 대선 후보 경선은 아무 상관이 없다”며 “대선후보 경선은 (일반 국민이 대거 참여하는) 완전국민경선제로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 대표 경선 결과를 자신과 연결 짓는 데 대해 선을 그으면서 민주당 대선 후보 결정에서 가장 중요한 대목은 여론조사에서 그가 당 내 1위 주자로 나타나듯 유권자의 지지임을 부각한 것이다.



친노 직계를 중심으로 그를 대선 후보로 만들려는 움직임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미 문 고문의 외곽조직인 ‘담쟁이 포럼’엔 한완상 전 부총리, 이정우 전 청와대 정책실장, 유시춘 전 국가인권위 상임위원, 소설가 공지영, 시인 안도현, 김만복 전 국정원장 등 각계각층을 망라한 인사 300여 명이 참여하며 세를 과시했다.



계속되는 김두관 변수

0.5%포인트 차이라는 대표 경선 결과가 보여주듯 당 내에선 만만치 않은 반(反)이해찬 세가 확인된 게 문 고문으로선 부담이다. 그 부담은 이날 전당대회장에서 그의 옆자리에 앉아 귓속말을 나눴던 김두관 경남지사로부터 출발할 가능성이 높다. 대표 경선의 결과는 이해찬 승리로 귀결됐지만 대구ㆍ경북과 경남의 지역 대의원 경선에선 김한길 후보가 승리하며 그 배경으로 ‘김두관의 힘’이 부각됐다. 대구ㆍ경북에선 김 지사를 밀고 있는 이강철 전 청와대 수석이 물밑에서 움직였고, 경남은 김 지사의 텃밭이었다.

문 고문이 친노 직계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면 김 지사는 주로 친노 방계 인사들이 주목한다. 현재 이강철 전 수석 외에 4선의 원혜영 의원이 김 지사의 외곽조직인 자치분권연구소의 이사장을 맡고 있고, 윤승용 전 청와대 홍보수석과 당 내 민병두ㆍ김재윤 의원 등도 물밑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문 고문 캠프가 사실상 구성이 완료돼 ‘인의 장막’이 쳐져 있는 데 대해 부담을 느껴 친노 방계 인사 등이 김 지사로 방향을 트는 것 같다”고도 말했다.



당 대표 경선 과정을 놓고는 “결과에 관계없이 김 지사는 ‘시골 정치인’에서 중앙 정치권의 주목을 받는 대선 주자급으로 데뷔했다”는 평가도 당 내에서 나온다. 서울의 재선 의원은 “당 대표 경선에선 이해찬 전 총리가 승리했지만 최근 우리 지역구에서 여론조사를 해보니 김 지사가 1위로 나왔다”며 “20년 이상 민주당 밥을 먹은 당원들을 상대로 했는데 바닥 표심이 김 지사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이르면 11일 김 지사의 대선 출마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 소식통은 “지사직 임기를 마치는 게 도민들에 대한 약속이지만 대선 승리가 더 중요한 가치인 만큼 더 큰 대의를 따라줄 것을 요구하는 내용이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해찬 대표 체제의 등장으로 위기감을 느낀 비노 진영에서도 적극적인 대선 행보에 나서는 것이 불가피해졌다. 이번 지역 순회 경선 중 강원ㆍ충북과 수도권 대의원 경선에서 김한길 후보를 간접 지원했던 손학규 전 대표 측은 대선 출마 선언 시기를 엿보며 중도 강화론으로 나서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손 전 대표 측은 “대선에선 결국 중원을 누가 끌어오는가가 관건인데 이런 점에선 손 대표만 한 후보가 없다”고 주장했다.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한 초선 의원은 “경선 과정을 지켜보니 수도권 특히 경기도에서 손 대표의 영향력이 만만치 않았다”고 말했다.



이해찬 “강한 야당 만들것”

이해찬 대표 체제는 대여 강성 행보를 예고하고 있다. 이 신임 대표 측 인사는 “경선 승리의 요인은 종북 논란으로 당이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 이 후보가 분명한 전선을 만들어 난관을 돌파해 내는 역량을 보여줬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인사는 “앞으로 이 신임 대표는 새누리당에서 제기하는 종북 논란에 대해 강력한 대응 전략을 마련할 것”이라며 “야당다운 야당, 강한 야당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래서 박근혜 전 새누리당 대표와 여당을 상대로 공세를 펼치는 한편 국회에서도 반값 등록금ㆍ재벌개혁 등의 이슈를 놓고 강성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선명성을 기조로 하는 이해찬 체제가 시작됐지만 민주당으로선 앞으로 6개월간 험난한 길이 예고돼 있다. 민주당 후보군들은 현재 여론조사에서 대세론을 장악한 박근혜 전 새누리당 후보는 물론 야권 후보로 간주되는 안철수 서울대 교수에게도 밀리고 있다. 민주당에선 안 교수가 민주당 내부 경선에 참여하지 않고 대선 막판 단일화를 시도하리라는 관측이 많다. 이 경우 민주당 후보는 박 전 대표와의 결선에 앞서 안 교수와 예선전을 치러야 한다. 그런 점에서 야권은 9일 민주당 대표 선출을 기점으로 대선 후보를 만들기 위한 1라운드에 겨우 들어간 셈이 됐다.



채병건·홍상지 기자 mfem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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