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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만원이면 선물거래” … 무허가 투자업체 82곳 적발

중앙일보 2012.06.07 00:14 경제 3면 지면보기
#1. 개인투자자 A씨는 지난해 ‘선물 계좌를 빌려준다’는 한 업체의 인터넷 광고를 우연히 보고 회원에 가입했다. 이 업체는 회사 명의로 개설한 코스피200지수 선물 계좌를 50만원 단위로 쪼개 회원에게 빌려준다”고 광고했다. A씨는 100만원을 입금하고 선물거래를 시작했지만 곧 홈페이지가 사라지고 업체 관계자는 잠적했다.



 #2. 경기도 시흥에 사는 B씨는 지난해 인터넷 카페를 통해 알게 된 미니선물업체를 통해 유로화 선물거래를 시작했다. 초기 투자금 120만원 중 110만원을 날리자 B씨의 오기가 발동했다. B씨는 다시 120만원을 입금하고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새벽 3시까지 선물거래에 매달렸다. 천신만고 끝에 146만원을 번 B씨는 업체에 송금을 요청했지만 ‘못 주겠다’는 말만 듣고 연락이 끊겼다.



 ‘선물계좌 대여’나 ‘미니선물’ 등 불법 파생상품 거래를 알선해 온 유사 투자업체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금융투자협회는 6일 불법 영업활동을 한 무허가 금융투자업체 82곳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63곳은 금융위원회 인가 없이 파생상품 투자매매와 중개업을 했다. 19곳은 무등록 투자자문과 일임투자를 해왔다.



 이들의 표적은 선물거래에 관심이 크지만 목돈은 없는 개미 투자자였다. 선물거래는 개인의 투기적 거래를 막기 위해 코스피200지수 선물의 경우 1500만원의 계좌 개설 증거금을 요구하는 등 진입장벽을 치고 있다. 이들은 회사 명의로 선물 계좌를 튼 뒤 50만~100만원 단위로 회원들에게 쪼개 팔았다. 회원들은 업체가 제공한 프로그램을 통해 선물거래를 한 뒤 만기일에 수익과 손실을 정산했다.



 일부 업체는 ‘무허가 경마장’처럼 운영하며 ‘미니선물’ 거래를 알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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