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설] 4대 강 공사 담합 더 엄하게 다스려야

중앙일보 2012.06.07 00:02 종합 38면 지면보기
4대 강 공사에 참여한 주요 건설회사들이 담합을 통해 공사 금액을 부풀렸다는 의혹이 사실인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5일 4대 강 사업 1차 공사에 입찰 담합을 한 8개 대형 건설사에 대해 1115억41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다른 8개사에는 시정명령을, 3개사에는 경고조치를 각각 내렸다.



  공정위의 조사에 따르면 이들 19개 건설사는 2009년 여러 차례 모여 4대 강 선도사업과 보(洑) 1차 공사 15개 공구를 지분율에 따라 나눠 갖기로 담합했다고 한다. 그 결과 1차 공사의 낙찰 금액은 예정가의 93.4%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담합이 없었던 2차 공사의 낙찰 금액이 예정가의 75%였던 데 비해 훨씬 높은 수준이다. 그 차이만큼 공사 금액이 부풀려진 셈이고, 그만큼 국민의 세금이 건설사의 호주머니로 더 들어간 것이다.



 건설사들은 담합 행위를 통해 국고의 낭비를 불렀을 뿐만 아니라 경쟁입찰이라는 시장의 기본질서를 뿌리부터 흔들었다. 무엇보다 4대 강 사업의 첫 공사부터 담합이라는 건설업계의 구태를 답습함으로써 대형 국책사업의 필요성과 정당성을 크게 훼손했다. 더구나 이 같은 담합 행위가 현대·대우·GS·SK건설·삼성물산·대림산업 등 국내 건설업계 ‘빅6’ 주도로 자행됐다. 국민적 공분(公憤)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



  건설사들의 ‘죄질’에 비해 이번 공정위의 제재 조치는 지나치게 미흡하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공정위는 전원회의 최종 결정 과정에서 과징금의 대상과 규모를 대폭 줄여준 데다 관련 임원들에 대한 검찰 고발 조치도 제외했다. 당장 시민단체로부터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공정위가 일벌백계(一罰百戒)의 각오로 엄중한 제재 조치를 내려도 건설업계의 고질인 담합을 근절하기 어려운 판에 과연 이 정도의 제재로 담합 관행을 바로잡을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공정위가 의혹이 제기됐던 2009년 10월 이후 32개월의 장기 조사 끝에 내놓은 이번 제재 조치는 공정위의 공정성에 의문을 자아낸다.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