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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북 논란 민주당도 덮칠라 … 박지원, 임수경 입단속

중앙일보 2012.06.05 03:00 종합 3면 지면보기
임수경 민주통합당 의원이 4일 오전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당 워크숍에서 묵념을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탈북자에 대한 임수경 민주통합당 의원의 막말과 욕설이 우발적 말실수로 끝나진 않을 분위기다. 탈북자단체들과 새누리당은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고, 인터넷에서도 비난 글이 잇따르고 있다. 일각에선 민주당에까지 종북 의혹을 제기하기도 한다.



 이에 따라 박지원 원내대표가 임 의원에게 입 단속을 지시하는 등 직접 진화작업에 나섰다. 임 의원은 4일 “(막말을 폭로한) 백요셉씨와 통화했지만 박지원 원내대표가 기자들에게 아무 말도 하지 말라고 해 나도 답답하다”고 말했다고 한 당직자가 전했다.



 이날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 워크숍에 참석한 임 의원은 내내 말을 아꼈다. 그러다 기자들의 요청으로 전날 발표한 성명서를 카메라 앞에서 읽는 형식적인 기자회견을 짧게 하고 말았다. “백씨에게 전화했나”라는 질문엔 “했는데…” 하며 말을 흐렸다. 의총 전 쉬는 시간에 같은 질문이 나오자 “했는데, 신뢰 문제도 있고…”라고 했다.



 임 의원의 이날 발언과 행동은 민주당 지도부, 특히 박 원내대표의 고민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임 의원이 잘못을 시인하지 않고 되받을 경우 종북 논란이 민주당을 덮칠 수 있다는 점에 지도부가 고민했다는 것이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트위터에 “제가 임 의원과 통화, 설명을 듣고 그대로 (사과 성명을) 발표토록 지시. 임 의원은 탈북자들의 생활에 존경심을 가지며 함께 학생 통일운동 하던 하태경 의원의 새누리행을 변절자로 말했다며 사과. 향후 언행에 신중하겠다 했다”고 썼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워크숍에서 의원들에게 더 이상 논란을 키우지 말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임 의원의 본의를 왜곡하지 않도록 국민에게 잘 설명해 주실 것을 부탁 드린다”고 했다. 기자들과의 접촉이 많은 날, 무심코 한 말이 논란을 키울지 모른다는 점을 의식한 거다.



 하지만 몇몇 의원은 “하필 이런 시기에···”라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민주당 핵심 당직자는 “여론의 종북 프레임이 강해진 상황에서 타이밍이 너무 안 좋다”며 “그렇다고 당에서 이 문제에 대해 임 의원을 징계할 수도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직접 사과해 최대한 논란을 빨리 진정시키는 것밖엔 방법이 없다”고 했다.



 조용히 넘어가겠다는 민주당의 의도와는 달리 여론은 들끓었다. 전날 공개비판을 자제했던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도 이날 정면으로 임 의원을 비난했다. 그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임 의원이 3일 오전 11시 나에게 전화를 걸어 ‘본뜻과 다르다’고 해명해 ‘나는 괜찮으니 탈북자에게 사과하라’고 말했는데, 나를 변절자로 몰아 탈북자에 대한 발언에 대해 해명하지 않은 건 이중 플레이”라고 말했다. 또 “문제의 본질은 임 의원이 탈북자를 변절자라고 해놓고 ‘하지 않았다’고 거짓말한 것”이라며 “진심 어린 사과를 하면 끝날 문제인데도 판을 키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도 이날 오후 천안함 위령탑 참배 직후 임 의원의 막말에 대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탈북자단체의 반발도 거세다. 북한민주화위원회·탈북자동지회·자유북한방송 등 20여 개 단체는 이날 오후 민주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탈북자 전체를 모독한 임 의원을 제명하라 ”는 성명을 발표했다.



김경진·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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