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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 회장님’때문에 … LG CEO는 열공 중

중앙일보 2012.06.05 03:00 경제 3면 지면보기
구본무(左), 한상범(右)
LG디스플레이 한상범(57) 사장은 최근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와 관련한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수시로 담당 연구진을 불러 OLED 관련 개발 상황을 챙기는 것은 물론 기존엔 사장급까지 올라오지 않던 결재서류들까지 꼼꼼히 챙긴다. 본인 스스로도 박사학위(재료공학)를 갖고 있지만 현역에서 뛰는 연구진과 지식·생각을 교류한 덕에 최신 기술 흐름에도 밝다는 평이다. 중국 출장도 한 달에 열흘가량으로 부쩍 늘었다. 지난해부터 중국 광저우에 짓고 있는 중국 LCD 패널 공장 공사현장을 직접 둘러보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 측은 “특히 기술개발(R&D)과 관련한 내용은 매우 상세한 보고까지 받는다”며 “해외시장 동향이나 기술발전 추이는 물론 앞으로의 시장 전략에 대해 고민 중”이라고 소개했다.


전략보고회 앞두고 수능 준비하듯
LGD 한상범 사장, 중국 출장 잦아

 한 사장뿐 아니라 LG그룹 내 계열사별 주요 최고경영자(CEO)들이 R&D분야 집중 공부에 나섰다. 특히 5일부터 한 달간 그룹 구본무(67) 회장이 직접 계열사 경영자들을 1대 1로 만나 계열사별 기술 역량과 중장기 비전 등을 듣는 ‘중장기 전략보고회’를 앞두고 있어서다. LG그룹 관계자는 4일 “전략보고회는 그룹 내 CEO들의 비전 제시 능력을 본격적으로 평가받는 자리로 여겨진다”며 “원래 전략·R&D·사업 세션 보고회가 이뤄지지만 올해는 구 회장의 뜻에 따라 R&D로 무게중심이 이동했다”고 밝혔다. 그렇다 보니 계열사 CEO별로 R&D 상황을 더 꼼꼼히 챙기고 있다. 계열사 관계자는 “CEO별로 전략보고회 준비가 수학능력시험을 치르는 것 못지않다고 말하는 분들도 있다. 하지만 최근 선진국 경기도 안 좋고 기업 간 경쟁속도가 빨라졌다는 점은 모든 CEO가 인정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LG그룹 내부에서는 이번 전략보고회를 마친 뒤부터 그룹 주력인 LG전자부터 대규모 공세로 전환할 것으로 기대한다. 그간 아이폰으로 대변되는 ‘스마트폰 시대’에 초기 대응이 늦어져 LG그룹이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제는 반격에 필요한 역량을 어느 정도 쌓았다는 판단 때문이다.



 한편 LG전자는 4일 최근 출시한 ‘옵티머스 LTE2’ 등 신제품을 토대로 지난달 국내에서만 총 44만 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하며 24%의 점유율을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LG그룹 관계자는 “그룹 전반의 R&D 기술력은 어느 정도 경쟁사들을 따라잡았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라며 “여전히 그룹 내부에서도 우리 스스로의 R&D 역량을 믿지 못하는 시선이 있지만, 이번 전략보고회를 통해 그런 시선을 털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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