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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미·나토 빈자리 재빨리 파고드는 중국

중앙일보 2012.06.05 01:51 종합 14면 지면보기
미국 주도의 다국적군이 2014년 말까지 아프가니스탄 철군을 최근 재확인하면서 이해 관계가 걸린 아프간 주변국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중국을 비롯한 인접국들이 그 힘의 공백을 메우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는 지난달 21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에서 정상회의를 열고 아프간에 주둔해온 나토 산하 국제안보지원군(ISAF)이 2014년 말까지 철군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나토군이 아프간 정부에 3단계로 나눠 치안권을 이양하는 작업은 같은 달 13일부터 시작됐다. 치안권은 내년 중반까지 이양될 예정이다. 아프간에 대한 나토의 영향력 퇴조를 재빨리 간파하고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나라는 중국이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의 방중을 초청했다. 6~7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SCO) 12차 정상회의에 카르자이 대통령을 의장국인 중국의 옵서버로 부른 것이다. 후 주석은 이 기간 중 카르자이 대통령을 별도로 만나 양국 안보 관련 협력협정에 서명할 예정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4일 보도했다. 자난 모사자이 아프간 외교부 대변인도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국 관계를 새롭고 전략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게 될 것”이라며 “경제·문화뿐 아니라 안보 분야가 의제에 포함될 것”이라고 전했다.



 양국 정상회담에서 구체적으로 논의될 안보 관련 사안에 대해 유럽마셜기금(EMF)의 중국 전문가 앤드루 스몰 박사는 “중국이 아프간 보안군의 훈련을 맡을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그는 “다국적군이 2014년 말까지 아프간에서 철군하더라도 아프간 보안군 유지를 위해 2024년까지 매년 41억 달러(약 4조8400억원)를 지원할 예정인데 중국은 여기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라며 “대신 (다국적군 철군 이후) 아프간의 안보 공백을 감안해 중국이 직접 아프간 군대를 훈련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중국이 아프간을 중시하는 이유는 중앙아시아의 교차로에 위치한 아프간의 전략적 중요성 때문이다. 아프간 동부는 중국의 최대 분리독립운동이 진행돼온 신장(新疆)위구르 자치구의 서부와 국경을 맞대고 있기도 하다. 그동안 아프간의 지하자원 개발을 중심으로 경제 협력에 치중해왔던 중국이 안보 분야에서도 입김을 강화할 경우 미국 중심의 서방과 중국 간에 새 ‘거대 게임(Great game)’이 벌어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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