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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락장서 남 몰래 웃는다 … 나는 ‘경기방어주’다

중앙일보 2012.06.05 00:48 경제 9면 지면보기
유로존 불안감과 미국·중국 경기 둔화 우려로 4일 코스피지수가 급락했다. 서울 명동 외환은행 딜링룸에서 외환딜러들이 심각한 표정으로 증시와 환율 흐름을 주시하고 있다. [뉴시스]


4일 코스피지수는 2.8%, 코스닥지수는 4.5%나 급락했다. 10개 종목 중 9개꼴로 주가가 떨어졌다. 그런데 이 와중에서도 오른 종목이 있다.

천연가스 원자재값 하락 기대
한전·가스공사·지역난방 강세
1999년 이후 최저가 통신주도 상승
작전세력 몰린 우선주 줄줄이 급등



 인버스ETF(상장지수펀드)가 대표적이다. 주가가 떨어져야 수익이 난다. 반대로 주가가 오르면 손실이다. 이날 KODEX인버스(2.55%)·KINDIX인버스(2.35%)·Tiger인버스(2.45%) 등 인버스ETF의 주가가 모두 올랐다. 3월까지만 해도 인버스ETF는 인기가 없었다. 지난해 8월 유럽 재정위기 우려가 부각되면서 주식시장이 급락하자 인기를 모았던 인버스ETF는 올 초 증시가 강세를 보이며 투자자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KODEX인버스는 3월 중순 7100원 선까지 떨어졌다. 4월 이후 증시가 주춤하면서 인버스ETF가 힘을 받기 시작했다. 지난달 KODEX인버스는 주가가 8.5% 올랐다. 4월 2억5000만 주에 못 미치던 거래량은 3억5000만 주로 늘었다.



 빚을 내서라도 인버스ETF에 투자하는 이들까지 생겼다. 현재 KODEX인버스의 신용융자 비율은 3%를 웃돈다. 그러나 전문가 대부분이 지금 인버스ETF에 투자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이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펀드리서치 팀장은 “이미 주가가 크게 조정을 받은 상황에서 얼마나 더 떨어질지 모르겠다”며 “인버스ETF 투자를 하겠다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일부만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스닥 시장의 창업투자회사(창투사) 종목도 급등했다. 대성창투·에이티넘인베스트·엠벤처투자·우리기술투자 등 창투사 주식이 무더기 상한가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원장이 여러 차례 강연에서 창업 지원 관련 공약을 언급한 것을 주가 강세의 이유로 보고 있다. 새로운 대선 테마주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그러나 “설령 공약이 실행된다고 해도 실제로 이들 기업이 수혜를 볼지는 미지수”라며 “개인은 아예 눈길도 주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우선주도 대거 상승했다. 대상3우B·대창우·아남전자우 등이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정근해 우리투자증권 스몰캡팀장은 “시장의 질이 좋지 않고 정석 투자로 주식에서 수익을 내기 힘들 때마다 우선주가 급등한다”며 “거래량이 적어 1억원으로도 상한가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대창우는 395주가 거래되며 상한가까지 올라 11만4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정 팀장은 “이유 없이 급등한 우선주는 이유 없이 급락하게 돼 있다”며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통적인 경기방어주도 강세였다. 코스피 시장의 대부분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전기가스업종과 통신업종만 주가가 올랐다. 한국전력·한국가스공사·지역난방공사 등은 천연가스 가격 하락으로 인한 이윤 구조 개선과 공공요금 인상 기대감에 주가가 2% 안팎 올랐다.



 SK텔레콤과 KT도 각각 1.61%, 1.41% 상승했다. 대표적인 경기방어주인 데다 1999년 이래로 주가가 최저 수준이라는 점이 상승 동력이 됐다. 김홍식 NH농협증권 연구원은 KT에 대해 “올해도 이익 전망이 좋지 않아 투자의견을 ‘시장평균(중립)’으로 유지한다”며 “그러나 지금 주가는 너무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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