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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 허벅지 … 선수들의 비명

중앙일보 2012.06.05 00:45 종합 27면 지면보기
LG 이진영이 3일 잠실에서 수비 중 넘어지고 있다. 이진영은 햄스트링이 파열됐다. [이영목 기자]
3일 잠실구장. 한화 이대수의 타구를 잡기 위해 달려 가던 LG 우익수 이진영(32)이 갑자기 쓰러져 허벅지를 부여잡았다. 앰뷸런스가 야구장 안으로 들어왔다. 이진영은 ‘오른쪽 햄스트링이 파열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툭하면 당하는 햄스트링 부상
근육 무리가는 인조잔디 구장서
갑자기 치고 나가다 파열 잦아

스코틀랜드 셀틱의 기성용(23)은 4월 24일 마더웰과의 경기에서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다. 셀틱은 “기성용이 4~5주간 결장할 전망”이라고 했다.



 햄스트링(Hamstring). 스포츠 팬이라면 종목에 관계없이 자주 듣는 단어다. 프로구단 감독들에게는 ‘트레이너에게서 너무 자주 듣는, 가장 듣기 싫은 말’로 꼽힌다.



 이진영은 수비 때 멈춰 있다가 갑자기 방향을 바꿔 속도를 올리는 과정에서 햄스트링이 파열됐다. 축구도 마찬가지다. 서서히 움직이다 갑작스럽게 하체에 힘을 쏟는 경우가 많은데 근육이 견딜 수 있는 힘을 넘어서면 햄스트링에 부상이 온다.



 김현욱 삼성 트레이닝 코치는 “야수들에게 햄스트링 부상이 잦다. 근육이 편안한 상태인 멈춤 동작에서 갑작스럽게 힘을 쏟는 동작이 자주 일어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이승재 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 트레이너는 “빠르게 치고 나가는 동작이 많은 좌우 풀백과 측면 미드필더들이 많이 다친다. 순간적으로 치고 나가는 동작에서 근육에 과부하가 걸리게 된다”고 했다.



 경기장 환경도 영향을 끼친다. 이만수 SK 감독은 “한국에서는 아직도 프로야구의 절반가량이 인조잔디에서 열린다. 시멘트 위에 카펫이 깔려 있는 듯한 구조다. 그곳에 오래 서 있으면 근육이 경직된다. 그 상태에서 움직이면 근육에 큰 무리가 간다”고 지적했다.



 햄스트링 부상은 완전한 치료가 어렵다. 김 코치는 “한 번 다치면 재발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또한 ‘2차 부상’을 가져올 수 있다. 지난해 8월 오른쪽 햄스트링을 다친 이범호(31·KIA)는 시즌이 끝날 때까지 회복하지 못했다. 그리고 올 시즌 초에는 오른 정강이 부상을 당했다. 김 코치는 “한쪽 햄스트링을 다치면 몸의 균형이 무너진다. 다른 부상을 이끌 수 있다”고 했다. 올림픽 축구대표팀의 홍정호(23·제주)도 지난 4월 햄스트링 부상으로 재활 치료를 하다 최근 십자인대 파열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트레이너들은 “햄스트링 부상의 경우 크고 작은 차이가 있을 뿐 거의 모든 선수가 달고 산다”고 했다. “다리가 무겁다” “허벅지가 뻐근하다”는 것도 대부분 햄스트링에 이상이 있기 때문이다.



 큰 부상을 방지하는 방법은 있다. 이 트레이너는 “피로한 근육에 휴식을 주면 햄스트링도 다시 힘을 얻는다. 몸상태를 미리 파악해 2~3일 쉬면 큰 부상을 막을 수 있다”고 했다. 이는 전문 운동선수뿐만 아니라 아마추어 동호인들도 마찬가지다.



하남직·김민규 기자



◆햄스트링=허벅지 뒤쪽, 엉덩이 밑을 이루는 네 가닥의 근육. 이 네 개의 근육은 달리는 속도를 조절하고 방향을 바꾸는 역할을 한다. 자동차의 변속기어와 브레이크 기능과 흡사하다. 관성에 맞서 사람의 의지에 따라 속도를 내고 방향을 잡는다. 과도한 운동을 할 경우 햄스트링이 견디지 못하고 파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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