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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조 중국 차 보험시장 열렸다 … 손보업계 잰걸음

중앙일보 2012.06.05 00:40 경제 7면 지면보기
삼성화재 해외관리파트 우중석 책임은 요즘 한참 바쁘다. 중국 자동차보험 사업에 대한 전략보고서를 작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가 중국 자동차보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 건 올 초. 중국 당국이 자동차 책임보험 판매를 외국계 손해보험사에 허용한다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우 책임은 “이미 60조원대 시장이지만 향후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해 외국계 손보사가 잔뜩 주시하고 있다”며 “그만큼 시장 진출 속도와 자본 투입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책임보험 판매 전면 개방
한해 차량등록 1300만~1800만대
이제 막 성장단계 … 고성장 기대

 국내 손해보험사가 중국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달 초 중국 국무원이 자동차 책임보험 시장을 외국계 손해보험사에 전면 개방했기 때문이다. 이전까지 외국계 손보사는 선택적으로 가입하는 자동차 임의보험만 판매할 수 있었다. 필수로 가입해야 하는 책임보험 시장까지 개방되며 외국계 회사도 본격적으로 중국 자동차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중국 자동차보험 시장은 지난해 수입 보험료만 3504억 위안(약 65조500여억원)에 달한다. 2007년만 해도 1434억 위안이던 시장이 4년 사이 136.1% 성장했다. 아직도 성숙 단계에 진입하려면 시간이 한참 남았다는 게 전문가 분석이다. 우중석 책임은 “중국 한 해 신규 차량 등록 대수가 1300만~1800만 대에 이르는데, 이는 우리나라 전체 등록 차량과 맞먹는 수준”이라며 “당분간 고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미 중국 시장에 발을 내디딘 업체는 시장 확대 전략을 짜느라 분주하다. 국내에서 중국 자동차보험 시장에 진출한 손보사는 삼성화재, 현대해상, LIG손해보험 등 세 곳. 이들은 1, 2년 안에 단독 브랜드를 선보여 중국 시장에서 본격 경쟁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현대해상 이재용 해외업무부 팀장은 “그동안 책임보험을 팔 수 없으니 중국 보험사와 제휴해 임의보험만 팔아왔다”며 “단독 브랜드로 전체 자동차 보험을 팔 수 있게 됐으니 경쟁의 토대가 완성된 셈”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 시장이 호락호락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가장 큰 걸림돌은 인가다. 자동차 보험은 전국 서비스망을 확충하는 게 중요한데, 중국 전역에서 판매를 하려면 23개 성과 5개 자치구, 4개 직할시에서 각각 인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홍콩·마카오 제외).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성마다 인가를 받는 데 1~2년이 걸려 전국 판매망을 구축하려면 10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인가를 얻기 위해 필요한 자본금 규모도 적지 않아 규모가 작은 보험사는 처음부터 중국 진출에 엄두를 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중국 3대 손해보험사가 시장의 3분의 2(66.6%)를 차지하고 있는 점도 일부 업체가 좀 더 신중하게 시장 문을 두드리는 이유다. 동부화재는 지난해 2월 지분 투자를 통해 보험 중개회사 ‘청도합자중개법인’을 세웠다. 이 회사 신해용 파트장은 “중국 시장에 관심은 많지만 막대한 경비나 시간이 투입될 것을 감안하면 좀 더 경험을 쌓아야 한다는 것이 회사 측의 결정”이라며 “중개법인을 통해 중국 시장을 배운 뒤 본격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연구소 강미정 연구원은 “판매망이나 시장 데이터가 부족한 외국계 보험사들이 갑자기 시장 점유율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며 “현지 인지도와 네트워크가 부족한 국내 업체는 상류층에 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식으로 차별화에 힘을 쏟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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