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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변호사 천광청 탈출 도운 푸시추 … 89년 천안문 주역, 지금은 재미 목사

중앙일보 2012.06.05 00:22 종합 30면 지면보기
중국의 시각장애 인권변호사 천광청(陳光誠·41)의 극적인 탈출과 미국 유학행이 성사되기까지 막후에서 큰 역할을 한 인물이 있다. 재미 인권단체인 ‘대중국원조협회(ChinaAid)’의 대표인 푸시추(傅希秋·밥 푸·44·사진) 목사다. 그는 1989년 6월 4일 천안문(天安門) 사태 당시 시위를 이끌었다.


인권단체 ‘대중국원조협’ 대표
“미국, 처음엔 비협조적이었다”

 푸 대표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천광청 탈출과 관련한 후일담을 털어 놨다. 그는 “미국은 처음에 그다지 협조적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 사이 중국 정부는 천의 부인에게 천이 대사관 밖으로 나오게 설득하라고 강요했다. 그는 “미국은 중국과 교섭해 천의 가족을 대사관으로 데려와 안전한 환경에서 미래를 논할 수 있도록 도왔어야 했다”고 말했다.



 푸는 천안문 사태 때 랴오청(聊城)대 학생으로 시위를 주도했으나 여자친구(현재 부인)의 몸이 좋지 않아 시위 며칠 전 고향인 산둥(山東)으로 돌아갔다. 공안의 압박이 심했으나 동료의 도움으로 감옥행은 면했다. 그는 시성모(席勝魔)의 전기를 읽은 뒤 베이징의 공산당 학교에서 영어 교사로 일하며 밤에는 성경을 가르쳤다. 푸는 한때 “가족과 국가를 위해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을 것”이란 믿음으로 공산당에 가입했으나 이때 기독교로 귀의했다.



 96년 당국에 이중생활을 들킨 푸는 두 달 동안 수감생활을 했다. 이어진 가택연금 도중 임신 2개월인 아내와 화장실 창문을 통해 탈출했다. 부부는 지하 기독교인들의 도움으로 가짜 여권을 만들어 태국·홍콩을 거쳐 미국으로 날아가 목회자가 됐다. 푸는 장애인 아버지와 거지 어머니 사이에서 자랐다. 푸가 더 많은 이들을 돕기 위해 2002년 차이나에이드를 설립한 배경이다.



 푸는 “다음은 가오즈성(高智晟) 석방을 위한 캠페인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오즈성은 농민과 노동운동가, 파룬궁 수련자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인권보호에 앞장서온 대표적 반체제 인사이자 인권변호사다. 신장위구르자치구 소재 감옥에 수용돼 있다. 가오의 가족들은 지난 2009년 푸시추의 도움을 받아 태국에서 미국으로 탈출했다.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세 번 만났다고 밝힌 푸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아무리 노력해도 만나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서방 세계와 접촉이 많아지면서 중국도 변화하고 있다”며 도움을 호소했다. 이어 “만약 빌 게이츠가 중국 방문 때 가오즈성 문제를 언급한다면 이 문제들은 더 빨리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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