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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인치세 요세치인<療人治世 療世治人>

중앙선데이 2012.06.02 22:30 273호 27면 지면보기
이 사회엔 긍정적인 에너지를 심어주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진정성을 가지고 사람들을 대한다. 그 밑바탕에는 인간의 가치를 주된 관심사로 삼는 인본주의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대한침구의학회장인 조명래 교수도 그중 한 사람이다. 서울 하이원빌리지에서 만난 그는 ‘요인치세 요세치인(療人治世 療世治人)’을 강조했다. 사람을 치료하는 것이 세상을 다스리는 것이고, 세상을 치료하는 것이 사람을 다스린다는 내용이다. 그에게 요인과 연관된 치세는 건강사회를 위한 미션이기도 했다.

삶과 믿음

“인체를 보는 일은 사회·국가·인류를 보는 것과 같습니다. 환자에게 침을 놓는 것이 세상을 건강하게 하는 일이지요. 또한 사회적 병리 현상을 정확히 진단하고 치료하면서 사람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줍니다. 세상 이치가 사람에게 그대로 적용됩니다. 다만 이것을 못 느끼고 실현하는 방법을 모를 뿐이지요.”

올해 국제인명센터(IBC)의 세계 100대 의학자로 선정된 그의 말은 또 다른 깊이가 있었다. 그는 이것을 사회의학이라고 표현했다. 한 개인일지라도 그 이면에는 세상과 밀접한 연관성을 맺고 있다는 것이다. “사회의학적 관점에서 보면 국가의 잘못된 정책은 사회적 질환이 생기게 하는 요인입니다. 이 질환이 생기는 원인을 정확히 진단할 필요가 있습니다. 병이 발생하는 원인부터 찾으면 치료가 쉽습니다.”

잠시 후 그는 앞에 놓인 책상을 가리키며 그 동기에 대해 설명했다.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 설정이다. 눈에 보이는 것에서 벗어나 안 보이는 것을 인식하라는 배려였다. 에너지 파동을 느끼게 되면 보는 것과 듣는 것이 더욱 광범위해진다는 의미도 포함돼 있다.

“이 책상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여기 보이는 곳으로 왔습니다. 보이지 않는 ‘마음먹음’도 보이는 행동으로 일어납니다. 공기도 눈에 안 보인다고 해서 없는 것이라 할 수 없지요.”

이 내용은 각자가 처한 곳에서도 해당하는 내용이다. 그의 이런 생각은 주역 등 동양사상에 바탕을 두고 있다. 그러면서 그는 돈의 가치보다 사람들의 정신을 바로 세워주는 데 무게를 둬야 한다고 보았다. 이것은 수술·약·치료와 관련된 의료비용과 관련이 있다.

“똑같은 환자라도 정신적 가치를 고려해야 합니다. 환자들을 만나는 것도 우연이 아니라 필연이므로 생명의 존엄성이 존중돼야 한다는 것이지요. 의료비용도 가급적 지출을 덜 할 수 있도록 치료하고 유도해야 된다고 봅니다.”

그가 이처럼 인본주의를 추구하는 이유는 천연지성(天然之性)의 회복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만물에게 주어지는 본성 그 자체를 회복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는 선하지 못한 것을 선으로 바꾸는 작업, 성선(性善)에 도달하기 위한 과정이다. 그가 세계정신지도자포럼을 제안한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세상을 정신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방향 제시라 볼 수 있다. 이것은 개인·국가가 추구해야 될 목표와 이어진다.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지식인이 아니라 지성인으로 나아가기를 염원하고 있습니다. 온전한 지성인이 된다면 전 세계가 절로 다스려질 것입니다. 온 세상에 지성인 시대가 오면 한 사람, 한 사람이 절로 치료가 될 것입니다.”

긍정적 에너지는 세상의 희망으로 작용하기에 충분하다. 한 곳에 국한되지 않는 ‘요인치세 요세치인’은 현시대가 요청하는 당면 과제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넓은 시야로 사람과 사물을 바라보는 태도를 지녀야 한다. 보이지 않는 세계를 체험해 보는 것도 필요하다. 그러면 생명과 세상은 상보성(相補性)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육관응 원불교신문 편집국장. 글쓰기·사진을 통해 명상과 알아차림을 전하고 있다. 숲과 들을 접시에 담은 음식이야기, 자연 건강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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