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대법관 후보 중엔 장애인·교수·지역법관 … 여성은 없어

중앙일보 2012.06.02 00:54 종합 3면 지면보기
양승태 대법원장(오른쪽)이 1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에서 열린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 회의에 앞서 곽배희 위원(왼쪽)등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양 대법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추천된 13명 중 4명을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하게 된다. [뉴스1]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위원장 장명수 이화학당 이사장)는 1일 회의를 열어 다음 달 10일 임기가 만료되는 박일환·김능환·전수안·안대희 대법관의 후임으로 고영한(57·사법연수원 11기) 법원행정처 차장 등 대법관 후보자 13명을 선정했다. 추천위는 이들 13명을 양승태 대법원장에게 대법관 후보로 추천했다. 양 대법원장은 이들 가운데 4명을 골라 다음 주 중 이명박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할 것으로 보인다.

추천위, 4석 후보 13명 선정



 13명의 후보자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김신(55·12기) 울산지법원장이다. 그는 어린 시절 소아마비를 앓아 다리 장애가 있다. 1983년 부산지법에서 판사 생활을 시작해 지금까지 부산과 울산에서만 근무해 온 ‘지역법관(향판)’이기도 하다. 민사사건 전문가인 그는 해박한 법 지식과 예리한 판결로 선후배 사이에서 신망이 높다고 한다. 김 지법원장 외에 김창종(55·12기) 대구지법원장도 지역 법관이다. 이들을 포함해 후보자 중 현직 판사는 모두 9명이다.



 검찰 간부 중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던 길태기(54·15기) 법무부 차관이 막판 후보자 명단에서는 빠져 이변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길 차관이 빠지면서 검찰 출신 안대희 대법관 후임 몫으로는 세 명의 검찰 고위 간부가 추천됐다. 안창호(55·14기) 서울고검장, 김홍일(56·15기) 부산고검장, 김병화(55·15기) 인천지검장이다. 안 고검장은 대전고 출신 대법관이 현재 두 명이나 있다는 점이, 김 고검장은 BBK사건 수사라인에 있었다는 점이 걸림돌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학계 인사로는 윤진수(57·9기)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가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윤 교수도 판사 출신이다. 이번 대법관 후보자 추천의 특징은 출신 지역과 학교, 지역법관 등이 고르게 안배됐다는 점이다. 후보자 중 서울 출신은 1명이고 호남 출신 3명, 영남 출신 5명, 충청 출신이 4명이다. 서울대 출신이 9명, 비서울대 출신이 4명이다. 강영호(성균관대 법대), 김창석(고려대 법대), 김창종(경북대 법대), 김홍일(충남대 법대) 후보자가 비서울대 출신자다.



 사법연수원 기수로 보면 윤진수 후보자가 9기로 가장 선배이며, 11~13기가 각 3명, 14기 1명, 15기 2명이 추천됐다. 14, 15기는 모두 검찰 출신이었다.



 예상과 달리 여성은 한 명도 대법관 후보자로 추천되지 않았다. 김영란(현 국민권익위원장) 전 대법관, 전수안·박보영 대법관을 이을 네 번째 여성 대법관 탄생은 다음 기회로 미뤄지게 됐다. 후보추천위에서는 대법원의 다양성 유지를 위해 여성 대법관 후보를 포함시키자는 의견이 나왔으나 적임자를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후보자 13명은 대부분 중도보수 성향으로 분류된다. 양 대법원장과 코드가 잘 맞는 인물들이라는 평가다. 법원 관계자는 “후보자로 추천된 13명 모두 양승태 대법원장이 주창해 온 대법원의 ‘외형적 다양성’과 ‘사법부의 안정성’을 총족시킬 수 있는 인물들”이라며 “양 대법원장께서 법원 안팎의 의견을 들어 최종 대법관 후보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청된 인사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대법관에 임명된다. 대법관 임기는 대법원장과 마찬가지로 6년이다.



이동현 기자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대법관 후보를 추천하는 기구. 당연직 위원 6명(법관 2명, 법조 직역대표 4명)과 비당연직 위원 4명(법관 1명, 법조 외부인사 3명)으로 구성된다. 위원회는 법원 내·외부에서 추천받은 인사 가운데 대법관 제청 인원의 3배수 이상을 후보자로 추천하며 대법원장은 최종 후보를 정해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한다.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