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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프랑스인 … 내년 방한, 가족 아닌 한국 문화 찾기”

중앙일보 2012.06.02 00:49 종합 5면 지면보기
프랑스 프랑수아 올랑드 정권의 첫 중소기업·혁신·디지털 경제 분야 장관으로 발탁된 플뢰르 펠르랭 장관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한국 언론과의 첫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유심히 들여다봐도 나는 프랑스인이다.” 플뢰르 펠르랭(Fleur Pellerin·39) 장관은 자신이 프랑스인임을 강조했다. 서울에서 한국인 부모의 딸로 태어난 그는 생후 6개월 만에 프랑스로 입양됐다.


올랑드 정부 장관 된 한국계 펠르랭 … 한국 언론 첫 인터뷰

그리고 지난달 대선에서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을 물리치고 집권한 프랑수아 올랑드(58) 프랑스 대통령에 의해 중소기업·혁신·디지털 경제 분야의 담당 장관으로 발탁됐다. 그는 올랑드 대선 캠프에 경제 분야 참모로 참여했다.



 펠르랭 장관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장관 취임 이후 처음으로 한국 기자들과 만났다. 한국 언론의 인터뷰 요청이 잇따르자 파리의 경제 관련 부처가 모여 있는 정부 청사에서 회견 형식의 자리를 마련했다.



 “한국인과 똑같이 생긴 사람이 다른 나라에서 장관이 된 것을 신기해하는 것을 이해는 하지만 많은 관심에 놀랐다.” 그는 자신이 한국에서 주목받고 있음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이를 다소 의아한 일로 받아들였다. 그는 “입양인, 아시아계 인종이라는 사실이 하고자 하는 일을 가로막은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정체성 문제나 사회적 차별을 느낀 적도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는 혈통을 중시하지만 프랑스에서는 태어나고 자란 곳을 의미있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한국에서 이민자 통합 문제가 정치적 쟁점으로까지 번진 일을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는 말도 했다.



 펠르랭 장관은 길러준 프랑스의 부모와 편견 없이 자신을 받아들여준 프랑스 사회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했다. “부모님의 세심한 보살핌 때문에 지적 호기심을 기를 수 있었고, 동양인에 우호적인 사회 분위기 속에서 성장했다”며 환하게 웃었다. 원자물리학 박사의 딸로 자란 그는 프랑스 고위 관료의 산실인 국립행정학교(ENA)를 최상위권 성적으로 졸업하고 감사원에서 한동안 일했다. ENA 입학은 한국에서의 고등고시 합격에 해당된다.



 펠르랭 장관은 한국에 대한 관심을 표명했다. 그러나 그것은 혈통과 관련된 것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내년쯤 한국을 방문하고 싶다. 내가 한국에 간다면 그것은 다른 관광객들처럼 한국 문화를 알기 위한 것일 뿐 생물학적 가족을 찾기 위한 일은 아닐 것이다.” 그는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최근 한국으로의 초청 의사를 간접적으로 전달해 왔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의 기업 혁신 비결을 배우고 4세대(4G) 이동통신 기술을 프랑스에 도입하고 싶다는 의향을 밝혔다. “프랑스의 초고속 통신망 구축에 한국의 경험을 활용하고 싶다”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삼성과 LG가 어떻게 제품 혁신을 이뤄 세계 일류 기업으로 성장했는지를 공부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펠르랭 장관은 옆에서 지켜본 올랑드 대통령에 대해 “자신의 소신을 확고히 지키는 일관성 있는 정치인이며, 개인적 욕심을 앞세우지 않는 도덕주의자”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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