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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무역흑자

중앙일보 2012.06.02 00:44 종합 10면 지면보기
수출이 석 달 연속 마이너스를 찍었다. 세계 7위 무역대국인 한국의 수출은 ‘세계 경기의 바로미터’다. 유럽이 재정 위기로 흔들리고 있는 데다 중국 경기마저 불안하게 움직이면서 그 파장을 고스란히 받고 있는 것이다. 결국 정부도 올 수출 전망치를 끌어내릴 계획이다.


출 석 달 연속 줄어 … 수입은 더 줄어 24억 달러 흑자

 1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5월 수출은 472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0.4% 줄었다. 수입은 448억 달러로 1.2% 감소했다. 3월, 4월에 이어 수출과 수입이 동시에 쪼그라드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무역수지는 24억 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2월 이후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하지만 수출보다 수입이 더 많이 줄어 생기는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 흐름을 보였다.



 세계 경제에 불확실성의 그림자가 짙어지면서 지난달 수출은 중국(-10.3%)·미국(-16.5%)·유럽(-16.4%) 등 3대 시장에서 모두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선박(-17.4%)·석유화학(-17.1%)·휴대전화(-35.7%) 등 대표적인 ‘수출 효자’ 품목도 고전했다. 그나마 자동차(3.7%)·자동차부품(12%) 등은 지난해보다 나은 성적을 보였다. 한·미,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으로 관세 철폐의 혜택을 가장 크게 본 품목이다.



지경부는 한·EU FTA 발효 이후 9개월간 EU지역으로의 수출은 한 해 전보다 12.5% 줄었지만 승용차(62.7%), 플라스틱 제품(24.2%) 등 관세가 내려간 주요 품목의 경우 선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EU의 경기가 날로 악화하면서 이들 품목의 수출 증가율도 점차 둔화하고 있다.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한진현 지경부 무역투자실장은 “6월은 수출업체가 실적에 신경 쓰는 분기말이라 지난달보다는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대외 여건상 앞으로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유럽 재정위기의 영향으로 한국의 연간 수출이 최대 200억 달러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연초 6.7%로 잡았던 수출 전망치 수정도 불가피하게 됐다. 1~5월의 수출 증가율은 0.6%에 그쳤다. 당초 정부도 상반기에 고전하다 하반기 들어 다소 나아지는 ‘상저하고’의 흐름을 예상하긴 했다. 하지만 지난달까지 성적표는 그 예상보다도 나빴다.



 하반기 수출의 가장 큰 변수로는 중국 경기가 꼽힌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중국이 한국의 수출에 미치는 영향력은 EU의 3배 이상”이라며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에 나설 것이란 기대가 있지만 경착륙 위험에도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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