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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세 찰스 왕세자 1순위 … 왕세손 윌리엄 계승론도 적지 않아

중앙일보 2012.06.02 00:23 종합 22면 지면보기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올해 여든다섯이다. 고조모 빅토리아 여왕이 당시로서는 장수에 속한 여든둘의 수명을 누렸고, 어머니인 엘리자베스 모후는 102세에 타계했다. 여왕은 9년 전 양쪽 무릎의 연골 조직 일부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고 2006년에는 허리 통증 때문에 한동안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지만 아직까지 큰 병을 앓은 적은 없다. 91세인 부군 필립공이 더 자주 병원 신세를 지는 편이다.


85세의 여왕 후계자는

 세월이 흘러 장남 찰스 왕세자도 어느덧 환갑을 훌쩍 넘긴 64세가 됐다. ‘함께 늙어가는’ 나이다. 어머니의 재위 기간이 길어질수록 그가 왕의 지위를 누릴 수 있는 시간은 점점 줄어든다.



 물론 그가 왕위를 순조롭게 승계한다는 보장도 없다. 그는 왕위 계승법에 따라 첫째 후계자로 지정돼 있다. 특별한 사정이 생겨 여왕이 세자 지위를 박탈하거나 본인 스스로 사양하지 않는 한 왕위를 이어받는다. 하지만 그의 앞에는 ‘국민의 달갑지 않은 시선’이라는 장애물이 놓여있다.



 찰스 왕세자에 대한 따가운 여론은 주로 다이애나비와의 이혼, 다이애나비의 갑작스러운 죽음과 연관돼 있다. 찰스 왕세자는 결혼 생활 중에도 옛 친구이자 유부녀인 커밀라 파커 볼스와 밀애를 즐겼다. 많은 영국인은 찰스 왕세자의 불륜이 파경의 근본 원인이라고 여긴다.



 1997년 다이애나비가 프랑스 파리에서 애인인 이집트 부호의 아들 도디 알파예드와 함께 교통사고로 요절했을 때 여론조사에서 영국인의 60%가 찰스 왕세자의 왕위 계승에 반대했다.



 8년 뒤 찰스 왕세자는 파커 볼스와 재혼했다. 다이애나비에게 쏟아온 영국인들의 각별한 애정만큼 반대가 많았다. 찰스 왕세자에 대한 원성은 다시 한번 끓어올랐다. 여왕도 탐탁지 않게 여겼다. 파커 볼스에게는 왕세자비 대신에 콘월 공작부인이라는 호칭이 주어졌다.



 지난해 4월 왕세손인 윌리엄 왕자가 캐서린 미들턴과 결혼해 가장이 되자 찰스 왕세자 대신 장성한 윌리엄 왕자에게 곧바로 왕위가 계승돼야 한다는 주장이 더욱 힘을 얻었다. 윌리엄 왕자의 성실한 생활 태도와 캐서린의 대중적 인기가 여기에 한몫했다. 이달 중순 실시된 여론 조사 결과 51%대 40%로 찰스 왕세자가 왕위를 이어받아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지만 그에 대한 반대는 여전히 많다. 영국 언론들은 “세월이 흐르면서 국민들이 왕세자를 서서히 용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여왕은 지금까지 왕위 승계 문제를 공식적으로 언급한 적이 없다.



 영국 정부는 왕실의 동의를 얻어 아들·딸 구별 없이 첫째 자녀에게 왕위가 계승되도록 법을 고치는 중이다. 지금까지는 아들에게 우선권이 주어졌다. 엘리자베스 여왕의 경우 오빠나 남동생이 없었기 때문에 왕이 됐다. 법 개정이 끝나고 윌리엄 왕자가 장녀를 얻을 경우 그가 왕위를 물려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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